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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홍준표 朴시장 사건에 "채홍사 있다는 말 떠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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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21대 국회 개원 기념 특별강연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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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상대로 제기된 성추행 의혹이 확산하면서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박 시장의 전 비서 측이 밝힌 서울시청 면접 과정을 빗대어 '채홍사'를 언급하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13일 밤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피해자가 한 명만이 아니라는 소문도 무성하고 심지어 채홍사 역할을 한 사람도 있었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며 "이런 말들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검·경은 더욱 더 수사를 철저히 하고 야당은 TF라도 구성해서 진상 규명에 적극 나서라"고 압박했다.

채홍사(採紅使)란 조선 연산군 때 전국에서 여성들을 궁중으로 동원하던 임무를 맡았던 관리를 말한다. 재벌과 정치인 등 권력계층의 부정부패를 다룬 영화 내부자들에서 주인공 안상구(이병헌)가 채홍사 역할을 하기도 했다.

홍 의원의 발언은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 등으로 고소한 전 비서 A씨 측의 전날 기자회견에서 밝혀진 면접 과정을 놓고 한 말로 풀이된다.

13일 기자회견에서 A씨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피해자는 공무원으로 임용돼 서울시청이 아닌 기관에서 근무하던 중 서울시청의 요청에 의해 시장실 면접을 보고, 비서실 근무를 통보받아 근무하게 됐다"며 "피해자는 시장 비서직으로 지원한 적 없다"고 밝혔다.

A씨에게 면접을 요청하고 직접 면접관으로 참여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홍 의원은 "성추행의 주범은 자진(自盡)했고 유산이 없다고 해도 방조범들은 엄연히 살아 있다"며 "사용자인 서울시의 법적 책임이 남아 있는 이상 사자(死者)에 대해서만 공소권이 없을 뿐"이라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이어 "더이상 권력자들에 의한 여성들 성추행을 막으려면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전날인 13일에도 박 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르는 것에 대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이 있어 국장도 하고 사후 예우도 했지만 자진(自盡)한 전직 시장은 무슨 근거로 서울특별시장(葬)을 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편 박 시장이 사망한 지난 10일 홍 의원이 추모 글을 올렸다가 뒤늦게 입장을 바꾼 게 아니냔 지적에 대해선 "사망 당일은 애도했지만 그 후 장례절차와 수사는 잘못돼 가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 뿐"이라고 밝혔다.

홍 의원이 제기한 '채홍사 설'에 보수진영을 포함한 정치권 안팎에서 비난이 이어졌다. 이날 권영세 미래통합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 의원의 발언 관련 기사를 공유하면서 "이러니 이분의 입당에 거부감이 많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한때 보수정당의 대선주자까지 했던 사람이 단지 떠도는 소문을, 입에 담는 것을 넘어 글로 남기기까지 하다니"라며 "이분의 내심은 오히려 진상규명에 반대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분은 학창 시절에 '선데이서울'(1992년 폐간)을 너무 많이 보셨다. 그 후유증이다. 수준 좀 보라"며 비난했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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