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본격 공방 가열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치러진 13일 여야는 박 시장에 대해 상반된 평가를 내리며 맞섰다.
더불어민주당이 박 시장의 공적을 치켜세우며 “최소한 장례기간에는 추모하는 마음을 갖자”고 하자 야당은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부각시키며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판단에 따라 서울특별시장이 적절한 것이냐는 문제제기는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은 이미 피해를 호소하는 분의 피해를 기정사실화한 것”이라며 “박 시장이 가해자라고 기정사실화하는 건 사자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례식 자체를 시비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온라인 분향소에 100만명의 시민이 참여했고, 현장 빈소나 분향소에 찾은 시민만 수만명인데 이들에 대한 모독이자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사과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수도 서울이 전혀 예상치 못하게 권한대행 체제로 돌입하게 됐다. 당의 일원으로서 서울시민과 국민 여러분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향후 당 소속 고위공직자에게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당 차원의 깊은 성찰과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김 최고위원을 비판하는 글이 올라오는 등 박 시장 문제를 둘러싸고 하루 종일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한 당원은 “사사건건 미래통합당과 궤를 같이하는 자를 최고위원이랍시고 당에 두는 자체가 이해 불가”라며 제명을 요구했다. “당장 탈당하고 정의당을 가든 통합당을 가든 수준에 맞는 당을 찾아가라”는 의견도 있었다.
미래통합당은 “이제는 진실을 밝혀야 할 시간”이라면서 공세에 나섰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영결식이 끝나면 피해자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성일종 비대위원은 “과거 미투(나도 당했다) 운동 열풍이 불 때 누구보다 적극적 자세를 보였던 민주당도 진상규명에 당연히 동참해주리라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통합당 행안위원들은 오는 20일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번 사건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서울시 관계자까지 불러 논란이 된 장례 절차 등의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다. 또 통합당 내 청년 문제 연구 조직 ‘요즘것들연구소’는 ‘여가부가 박 시장 성추행 의혹 진실을 규명하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막아야 한다’는 성명서를 내면서 여성가족부를 향해 박 시장 성추행 의혹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박 시장 조문 관련 ‘진통’을 겪었던 정의당은 이날 “조문도, 피해자 보호도 우리 입장” 이라고 밝히며 수습했다. 정의당 김종철 선임대변인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시장이 돌아가시고 나서 당내에서 논의가 많이 있었다. 당 차원에서는 조문과 피해 호소인을 보호하는 두 가지 조치를 다 취하자, 이것이 공식입장”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의당 류호정·장혜정 의원은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 관련 2차 피해 우려로 ‘조문 거부’ 입장을 밝혔다.
정의당 내에서는 조문의 적절성을 둘러싸고 내홍이 일었으며 일부 당원들은 당의 입장에 반발하며 탈당하기도 했다.
최형창·김민순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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