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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朴시장 4년간 성추행…위력 크기에 숨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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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사망 후폭풍 ◆

고(故) 박원순 시장에게서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했다며 박 시장을 경찰에 고소한 전 비서 A씨 측이 13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10일 박 시장이 숨진 채 발견된 지 사흘 만이다.

A씨와 그를 지원하는 단체들은 "이 사건은 박 시장의 위력에 의한 비서 성추행 사건으로 4년 동안 지속됐다. 결코 진상 규명 없이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실체적 진실을 명백히 밝힐 것을 요구했다.

이날 A씨는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을 통해 전달한 '피해자의 글'에서 "안전한 법정에서 그분을 향해 이러지 말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다. 힘들다고 울부짖고 싶었다. 용서하고 싶었다. 법치국가 대한민국에서 법의 심판을 받고, 인간적인 사과를 받고 싶었다"며 박 시장을 고소한 이유를 밝혔다.

또 "용기를 내 고소장을 접수하고 밤새 조사를 받은 날 저의 존엄성을 해쳤던 분께서 스스로 인간의 존엄을 내려놨다"며 "너무나 실망스럽다. 아직도 믿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는 지난 8일 서울지방경찰청을 직접 찾아 고소장을 제출한 뒤 이튿날 새벽까지 조사를 받았고, 당일 오전 박 시장은 유서를 남기고 사라졌다.

A씨는 "50만명이 넘는 국민의 호소에도 바뀌지 않는 현실은 제가 그때 느꼈던 위력의 크기를 다시 한번 느끼고 숨이 막히도록 한다"며 "진실의 왜곡과 추측이 난무한 세상을 향해 두렵고 무거운 마음으로 펜을 들었다"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박 시장의 서울특별시장(葬)을 반대하는 참여 인원이 이날 56만명을 넘어섰지만 이 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다 여전히 2차 가해가 진행되는 등 본인을 향한 공격이 계속돼 기자회견을 열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다.

이날 A씨를 도와 기자회견을 연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고소와 동시에 피고소인에게 수사 상황이 전달됐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국가 시스템을 믿고 위력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소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오전 박 시장의 영결식이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엄수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현장에는 유족과 시도지사,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서울시 간부, 시민사회 대표자 등 100여 명만 참석했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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