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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류호정 "박원순 조문 않겠다"·이해찬 "예의아냐"..남은 '의혹'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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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를 조문하지 않겠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류 의원은 10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당신이 외롭지 않기를”이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그는 이 글에서 “고인의 명복을 비는 사람들의 애도 메시지를 보고 읽는다. 고인께서 얼마나 훌륭히 살아오셨는지 다시금 확인한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저는 ‘당신’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 존경하는 사람의 위계에 저항하지 못하고 희롱의 대상이 돼야 했던 당신이, 치료와 회복을 위해 필요하다는 정신과 상담을 받고서야 비로소 고소를 결심할 수 있었던 당신이, 벌써 시작된 ‘2차 가해’와 ‘신상 털이’에 가슴팍 꾹꾹 눌러야 겨우 막힌 숨을 쉴 수 있을 당신이 혼자가 아님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당신’은 박 전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그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박 시장의 전 여비서로 보인다.

류 의원은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영화 ‘굿 윌 헌팅’의 등장인물 ‘숀’이 주인공 ‘윌’에게 전한 말을 옮기며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로 회자 되었던 이 말을, 닿을지 모르는 공간에서, 볼 수 있을지 모를 당신에게 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제오늘의 충격에서 ‘나의 경험’을 떠올릴 ‘당신들’의 트라우마도 걱정”이라며 “우리 공동체가 수많은 당신들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었으면, 덧붙여 2차 피해를 막을 안전한 환경 조성을 위해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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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정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지난달 17일 국회 정의당 사무실에서 기본소득당 대표단을 만나 인사말하고 있다. 왼쪽은 정의당 심상정 대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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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저는 정의당의 5대 우선입법과제 중 ‘성범죄 처벌 강화를 위한 형법 개정’을 맡았다. 강간죄의 구성요건에 위계와 위력, 상대방의 동의 여부를 추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류 의원은 끝으로 “저는 조문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그러나 모든 죽음은 애석하고 슬프다. 유가족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애도를 표했다.

같은 날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박원순 씨 장례를 5일장, 서울특별시장(葬)으로 하는 것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박원순 씨가 사망하는 바람에 성추행 의혹은 수사도 하지 못한 채 종결되었지만 그렇다고 그게 떳떳한 죽음이었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라며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는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은 오후 3시 현재 8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박 시장이 사망 전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관련 고소를 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날 경찰 등에 따르면 박 시장의 전 여비서 A씨는 지난 8일 서울지방경찰청에 성추행 등 혐의로 박 시장을 고소했다. A씨는 고소 직후 변호사와 함께 서울경찰청을 찾아 고소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서울청에 관련 사건이 접수된 것은 사실이나, 구체적인 사안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절차상 피고소인 조사가 이뤄져야 하지만, 박 시장이 사망하면서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된다. ‘검찰사건사무규칙’ 제69조에 따르면 수사받던 피의자가 사망할 경우 검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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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의 유서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공개됐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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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의 측근들은 관련 의혹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박 시장의 유언공개 직후 취재진에 “유족을 대신해 당부의 말씀을 드리겠다”며 “지금 SNS 상의 근거 없고 악의적이며 출처가 불명확한 글이 퍼지고 있다. 고인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격과 슬픔에 빠진 유족들이 더욱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이런 무책임한 행위를 멈춰달라. 유족을 대신해 부탁드린다”고 했다.

또 “박 시장과 40년을 함께 해온 오랜 친구”라며 애도를 표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박 시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방문해 의혹 관련 질문을 받고, “(고인에 대한)예의가 아니다. 그런 걸 이 자리에서 이야기라고 하는가. 최소한 가릴 게 있다”라고 분노했다.

앞서 경찰은 9일 오후 5시17분께 가족의 실종신고를 받고 7시간 넘는 수색 끝에 이날 오전 박 시장의 시신을 찾았다. 이후 공개된 박 시장의 유서에는 국민과 가족에 대한 사죄만 있을 뿐 극단적 선택에 대한 원인이나 이유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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