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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이재명 지사 대법원 판결

이재명 "홀연히 가버린 박원순, 나의 형님이 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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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 소식에 10일 “믿고 싶지 않다”며 황망함을 숨기지 못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이 지사는 내 아우다”라고 시작하는 글을 남겼다.

이어 “얼마 전 기자간담회에서 언론에 하신 이 말씀이 제게 남긴 마지막 말씀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따로 만나자고 약속까지 했는데… 더 이상 뵐 수 없다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다. 아니, 믿고 싶지 않다”고 했다.

앞서 박 시장은 지난 6일 민선 7기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지사에 관한 질문을 받고 “이 지사와 갈등을 조장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 지사는 내 아우다. 서울시 정책을 가져가서 잘하면 좋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는 이 지사가 지난달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왜 이재명은 눈에 띄고 내가 한 건 눈에 안 띄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억울할 수 있고, 자꾸 (저와) 비교되니 불편하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 것에 대한 대답과 마찬가지였다.

박 시장과 이 지사는 코로나19 사태 속 위기 대응 능력을 평가받으며 차기 대권주자로서 경쟁 구도에 놓였다.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의 조사 결과, 이 지사의 지지율은 급등한 반면 박 시장은 정체된 상황을 빗댄 것이었다.

이데일리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2018년 5월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 출장식에서 손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지사는 박 시장에 대해 “인권변호사로, 사회운동가로, 자치단체장으로 당신은 늘 저보다 한 걸음 앞서 걸어오셨다. 당신이 비춘 그 빛을 따라 저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그래서 황망한 작별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곳으로 홀연히 가버린 형님이 밉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은데 숙제만 잔뜩 두고 떠난 당신이 너무도 원망스럽다”고 애도했다.

그는 또 “몇 번을 썼다 지운다. 너무 많은 말이 떠올라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며 “박원순, 나의 형님 부디 평안히 잠드소서”라고 인사를 전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예정된 라디오방송과 팟캐스트 등의 출연 일정을 취소했다. 경기도는 오전 10시 이 지사와 박근희 CJ그룹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었던 ‘K컬처밸리 성공 추진 위한 협약식’도 잠정 연기했다.

한편, 고한석 서울시 비서실장은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박 시장이 남긴 유언장을 공개했다.

박 시장은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며 “내 삶에서 함께 해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이어 “오직 고통밖에 주지 못한 가족에게 내내 미안하다”면서 “화장해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 모두 안녕”이라고 했다.

고 비서실장은 유족의 뜻에 따라 유언장을 공개한다며, 공관을 정리하던 주무관이 책상 위에 놓인 유언장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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