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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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10일 여성단체들은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애도하면서도 사후에라도 성추행 의혹을 규명하고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미경 전국여성연대 대표는 “박 시장의 사망과 성추행 의혹 사이에 관계가 있다면 (생전에) 피해자에 대한 입장 표명이 있었어야 한다고 본다”며 “이전에 있었던 일련의 사건에서 보이듯 사회 변화에 앞장서 온 사람들 안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있다. 우리 사회가 그것을 바꾸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 대표는 “박 시장은 살아있을 때 여성계의 움직임을 응원하고 지지했던 사람”이라며 “그런 행동이 본인의 과오를 감추기 위함이라는 식의 판단을 하진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는 “박 시장은 ‘서울대 우 조교 사건’ 등 역사적인 성희롱 관련 소송을 진행한 변호사”라며 “충격적이고 안타깝지만, 성추행 의혹이 사실이라면 죽음으로 덮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서 이사는 “피해자에게 ‘(경찰에) 고소해서 죽은 것 아니냐’는 식의 공격이 시작될 수 있다”며 “피고소인이 사망했어도 어느 정도의 조사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변호사 시절 ‘서울대 조교 성희롱 사건’을 맡아 수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승소를 끌어내 인권변호사로서 명성을 얻었다.
이 사건은 우리 사회에서 성희롱이 범죄임을 인식시킨 국내 최초의 직장 내 성희롱 소송이다. 1993년 소송 제기 후 약 6년 만에 피해 여성의 승소로 일단락됐다. 박 시장은 이 사건의 공동 변호인단 중 한 명으로 소송을 주도했다. 그 공로로 1998년 한국여성단체연합의 제10회 ‘올해의 여성운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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