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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도 살아야지”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소식에 시민들 ‘안타깝다’ [김기자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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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도 살아야지”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소식에 시민들 ‘안타깝다’ [김기자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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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소식에 안타까운 반응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박원순 서울시장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박원순 서울시장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람이 어떻게 생목숨을 끊나, 다 말 못 할 사정이야 있겠지만, 힘들어도 견디고 살아야지.”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뉴스를 보던 한 시민이 이같이 말했다. 대합실에서 뉴스를 시청하는 시민들은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소식에 안타까운 반응을 보였다.

박 시장의 관련 뉴스가 보도되자 이를 본 윤모(54)씨는 “사람이 참 모질 게 갔어”라며 “힘든 고통을 알지는 못하나, 이렇게 가버리면 가족은 누굴 의지하나”라며 긴 한숨을 내쉬며 말끝을 흐렸다.

의자에 앉아 박 시장의 뉴스를 보며 기차 시간을 기다리던 안모(29)씨는 “상당히 충격적이다. 커뮤니티에 돌고 있는 박 시장 관련 글을 보면 도저히 이정도 인 사람인가”라며 “책임을 질 일이 있으면 비난을 받더라도 당당히 책임을 져야지. 모든 것을 던져 버리고 가버리면 박 시장을 어떻게 기억하겠냐”며 안타까운 반응을 보였다.


이날 서울역 식당가에서도 사람들이 유튜브로 박 시장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었다. 밥 한 숟가락 뜨면서도 시선은 스마트 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던 김모(37)씨는 “오늘 같은 일이 반복 될까 봐 걱정된다”라며 “정치인으로서 또 한 인간으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며 기차 승강장으로 떠났다.

박 시장은 이날 0시 1분쯤 서울 종로구 북악산 성곽길 인근 산속에서 숨진 채 발견 뒤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타살 정황 등이 발견되지 않아 박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박 시장은 9일 오전 10시 44분쯤 검은 모자를 쓰고 어두운색 점퍼, 검은 바지, 회색 신발을 착용하고 검은 배낭을 멘 채 종로구 가회동 소재 시장공관에서 나왔다. 이날 박 시장 딸은 아버지와 연락이 닿지 않자 오후 5시 17분쯤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고 112에 신고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기동대·소방관 등 770여명과 야간 열 감지기가 장착된 드론 6대, 수색견 9마리 등을 동원해 이 일대를 수색한 끝에 실종신고 접수 약 7시간 만에 박 시장을 발견했다.

박 시장은 최근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실에서 근무했던 전직 비서는 과거 박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있다며 최근 박 시장을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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