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인 故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 앞에 취재진들이 모여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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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르는 게 적절하냐가 또 다른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전직 직원에 성추행 혐의로 피소됐고, 수사가 종결돼 죄도 못 밝힌 상황에서, 5일씩 추모하는 게 맞냐는 문제 제기다.
이날 서울시는 긴급 브리핑에서 "박 시장 장례를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르겠다"고 밝혔다. 장례는 '5일장'으로 진행되며, 발인은 13일이다. 분향소를 설치해 조문을 받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 발표 직후, 박 시장 장례를 5일장으로 치르는 게 적절하냐는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박 시장이 숨진 탓에 밝히지 못한, '성추행 의혹' 때문이다. 그는 최근 전직 비서 A씨에게 성추행 혐의로 고소됐다. 2017년부터 성추행을 당했고, 메신저로 부적절한 내용을 받았다는 것. 그러나 그가 숨진 뒤 해당 고소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피의자가 사망했기 때문이다.
죄(罪)를 다 밝히지 못했고, 피해자가 여전히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장의 예우를 갖춰 '서울특별시장'으로 장례를 진행하는 게 맞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
박원순 서울시장의 유고로 시장 권한을 대행하게 된 서정협 행정1부시장이 10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향후 계획을 포함한 입장 발표한 뒤 고개를 떨구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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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모씨(35)는 "성추행 혐의를 가진 피의자를 5일씩이나 추모·애도하게 하는 건, 죄를 피하고도 예우를 받는, 좋지 못한 선례를 남기는 것 같다"고 했고, 직장인 이은수씨(36)도 "피해자가 받을 고통에 대해선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시 관계자도 "죽음으로도 죄는 사라지지 않는 것"이라며 "서울특별시장은 처음 치러지는 것이니만큼, 충분히 더 고려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조심스레 의견을 밝혔다.
반면, 박 시장의 그간 공적을 생각해 예우하는 게 맞단 의견도 있었다. 직장인 박모씨(34)는 "최장수 서울시장을 했고, 잘못도 다 밝혀지지 않았다"며 "그간 공적을 생각해 충분히 기리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방에는 박 시장 장례를 서울특별시장으로 하는 걸 반대한단 청원이 10일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자는 "떳떳한 죽음이었다고 확실할 수 있느냐"며 "화려한 5일장을 국민이 지켜봐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해당 청원은 1만여명 넘는 지지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이날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피의사실 관련 사항은 아직 알지 못하고 검토를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남형도 기자 hum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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