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19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왼쪽)이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평양공동선언 합의문에 서명하는 것을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돕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10일 담화를 내고 연내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또 모를 일”이라고 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내 개인의 생각이기는 하지만 모르긴 몰라도 조미수뇌회담과 같은 일이 올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또 모를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밝혔다. 김 부부장은 다만 그 조건으로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이에 상응하는 미국측의 ‘불가역적인 중대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핵화조치 대 제재해제’라는 지난 기간 조미(북미)협상의 기본주제가 이제는 ‘적대시철회 대 조미협상재개’의 틀로 고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비핵화조치를 넘어 ‘적대시 철회’를 요구한 것이다.
그는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판단과 결심에 따라 어떤 일이 돌연 일어날지 그 누구도 모르는 일”이라면서도 “지금 수뇌회담을 한다면 또 그것이 누구의 지루한 자랑거리로만 이용될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치적용’이 되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김 부부장은 “우리는 결코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며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자면 우리의 행동과 병행하여 타방(상대방)의 많은 변화, 즉 불가역적인 중대조치들이 동시에 취해져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노이 회담탁에 올랐던 일부 제재 해제와 우리 핵 개발의 중추신경인 영변지구와 같은 대규모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다시 흥정해보려는 어리석은 꿈을 품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미국은 대선 전야에 아직 받지 못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게 될까 봐 걱정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일각에서 제기되는 미국 대선 전 북한 도발 가능성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미국 하기 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친분 관계를 다시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북미 사이에 군사적 긴장이 생기지 않는 이유에 대해 “우리 위원장 동지와 미국 대통령 간의 특별한 친분관계가 톡톡히 작용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3차 정상회담은 김정은 위원장이 결정할 사항이나 개최된다해도 미국이 시간 벌기용으로 해서는 곤란하다는 점을 전제로 깔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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