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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막오른 '배터리 대전'… 테슬라·CATL 동맹에도 투자하는 韓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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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를 만드는 테슬라(TESLA MOTORS)와 중국 배터리 생산업체 CATL(Contemporary Amperex Technology)의 동맹 소식에 국내 투자자들이 테슬라는 물론 CATL 등 중국 배터리 업계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2차전지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테슬라의 주식은 한국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갖고 있는 해외 주식 1위다. 8일 현재 13억4381만달러(약 1조61008억원)를 보유해 2위인 아마존(11억8256만달러)을 따돌리고 있다.

조선비즈

서울 테슬라 서울종로수퍼차저에 충전 중인 테슬라 차량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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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들이 CATL의 주식을 직접 사들인 규모도 지난 5월 이후 급증했다. CATL은 지난 4월까지 국내 투자자의 중국 증시 투자(순매수 기준) 규모 상위 50위 내에 들지 못했지만 5월 77만3900달러(약 9억2500만원), 6월 146만6800달러(약 17억5300만원)로 급증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7월 들어서도 8일까지 CATL 주식을 41만9800달러(약 5억2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CATL의 주가는 4월 30일 이후 현재까지 36.8% 올랐다. 다만 CATL 주식은 중국의 스타트업 전문 시장 촹예판(創業板·ChiNext)에 상장돼 있어 개인 투자자가 직접 매수할 수 없다.

홍콩 증시를 통해 CATL 등 중국 전기차·배터리 업계에 간접 투자하는 ETF도 인기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미래에셋글로벌인베스트먼트의 Global X China Electric Vehicle ETF(9845)는 지난 5월 1일부터 7월 8일 현재까지 729만8900달러(약 87억2000만원)에 달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가 몰리면서 이 기간 홍콩 증시 투자(순매수 기준) 상위 종목 5위에 올랐다. 이 ETF는 CATL을 포함해 궈쉬안(Gotion High-tech Co Ltd), 비야디(BYD Co Ltd), 선전잉허테크놀로지(Shenzhen Yinghe Technology Co) 등 중국 전기차 업계 전반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다.

테슬라의 인기로 한국 2차전지 업계의 매출과 주가가 오르고 있지만, '잘나가는 테슬라'를 마냥 반갑게만 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한국 2차전지 업계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테슬라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배터리 공급자의 가격 결정력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같은 우려는 지난 5월 테슬라가 CATL과 개발한 배터리를 연내 중국에서 생산하는 주력 차종 '모델3'에 장착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본격화됐다. 현재 테슬라 중국 공장에서는 LG화학(051910)과 CATL이 생산한 배터리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

테슬라는 또 오는 9월 주주총회와 '배터리데이' 이벤트를 개최한다. 업계에서는 이 자리에서 차량에 한 번 장착하면 100만마일(160만km)을 달리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 강한 배터리가 공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의 양극재로 리튬인산철(LFP)을 사용해 가격을 낮추면서 휘발유 차량보다 더 싼 전기차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이 배터리는 테슬라와 CATL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테슬라의 '100만마일 배터리'가 일찍 상용화되면 기타 전기차·배터리 산업이 큰 위협을 받을 수 있다. 이때문에 국내외 완성차·배터리 업계는 대응에 부심하며 합종연횡중이다.

폴크스바겐·GM·도요타 등도 최근 LG화학·파나소닉·CATL 등 유수의 배터리 업체들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거나 공급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지난달 중국 배터리업체 궈쉬안 지분 26.5%를 인수했다. GM은 지난 3월 신형 배터리와 전기차 플랫폼을 공개했고 LG화학과 미국에서 합작공장을 세우고 있다. 중국에서는 CATL과 협력 강화를 추진중이다. 도요타는 올해 처음 순수 전기차 출시 계획을 내놓으며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고집을 포기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일본에서는 파나소닉과 협력중이지만 중국에서는 CATL·BYD와도 협력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5월 삼성SDI(006400)천안공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것을 시작으로, 6월 LG화학 오창공장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이달 7일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096770)배터리 공장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났다. 현대차는 자체 전기차 통합플랫폼을 기반으로 2025년 이후 연간 100만대의 전기차를 팔고 테슬라를 잡고 폴크스바겐그룹과 전기차 1위 다툼을 벌인다는 구상이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글로벌 선발 배터리업체 LG화학, 삼성SDI, CATL의 전망은 긍정적"이라면서 "단기적 변동성은 있을 수 있지만 전기차 시장이 성장 초기이고 아직 배터리 업체의 마진 개선이 본격화되지 않아 중장기 상승 여력은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주목할 변수는 테슬라의 배터리 직접 생산과 CATL의 LFP 배터리의 시장 침투율로, 이는 제조원가 측면에서 상당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박정엽 기자(parkjeongyeop@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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