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가족 신고 받고 밤샘 수색
박원순 서울시장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된 9일 오후 경찰들이 서울 성북동 일대 산에서 박 시장을 수색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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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 시에 “아파서 출근 못해”
9일 오전 관사서 외출, 연락 끊겨
경찰, 수색 끝 북악산서 시신 발견
타살 정황 없어 극단적 선택 추정
8일 '성추행 의혹' 고소장 접수돼
연락을 두절한 채 실종됐던 박원순 서울시장(65)이 10일 숨진 채 발견됐다. 타살 혐의점이 없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경찰에 박 시장에 대한 성추행 고소장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0일 “박 시장이 서울 삼청각 인근 산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이 전날 오후 5시17분 박 시장 가족의 실종 신고를 받고 수색을 벌인지 약 7시간만이다.
박 시장의 실종 사실은 박 시장 딸이 9일 오후 5시17분 112신고센터로 ‘아버지가 이상한 말을 하고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고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경찰은 박 시장의 휴대전화 신호가 끊어진 위치를 확인해 소재를 추적했다. 박 시장의 마지막 휴대전화 신호는 그날 오후 3시49분 성북동 주한 핀란드대사관저 주변에서 잡혔다. 경찰은 오후 5시30분부터 종로구 와룡공원, 성북구 핀란드대사관저와 삼청각 일대를 집중 수색했다.
전날 경찰에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됐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경찰청에 고소인이 고소장을 들고 와 신고했다. 고소인 조사를 받고 갔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박 시장에게 연락을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경찰과 서울시 등에 따르면 박 시장은 오전 10시44분쯤 종로구 가회동 소재 서울시장 관사에서 나와 외출했다. 이후 오전 10시53분 와룡공원을 지나는 그의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그는 당시 검은 모자를 쓰고 어두운색 점퍼, 검은 바지, 회색 신발을 착용하고 검은 배낭을 메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보도에서 ‘유서가 발견됐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10시40분쯤 박 시장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고 공지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4시40분 시청 집무실에서 김사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과 만나 지역균형발전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전에 시장님이 ‘몸이 아파 출근할 수 없다’고 알려왔고 이에 따라 일정을 취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몸이 편찮으실 때 ‘오늘은 아파서 출근이 어렵다’고 알려온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출근을 안 한 날이 많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박 시장이 성추행으로 고소된 사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한 직원은 “직원들이 그 같은 내용을 알 위치도 아니고, 알 수도 없는 데다 그런 낌새도 느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관련 사항을 확인 중이지만 현재로서는 그런 고소 건이나 민원 등이 접수된 것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전날인 8일 서울의일부 전·현직 구청장들과 만나 저녁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1시44분까지 텔레그램 접속 기록이 남아 있다.
고희진·류인하·박홍두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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