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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슈 'N번방의 시초' 손정우 사건

서지현, 손정우 美 송환거부에 "판사님, 너무 애국자…강제 출석 시킬 방법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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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우를 슈퍼스타K로 생각하신 것…형 집행도 다 끝나 집 돌아가"

"결정문 취지 좋으나 현실을 봐야 한다"

아시아경제

서지현 검사(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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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연주 인턴기자] 서지현 검사(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가 9일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24)씨의 미국 송환을 불허한 법원의 결정문을 두고 "판사님이 손정우를 슈퍼스타K로 생각을 하신 것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서지현 검사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결정문을 받아보고 한 자, 한 자, 직접 다시 봤다. 역시나 첫 느낌이 맞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서 검사는 "이 사건을 살펴보면 범죄인 인도의 목적과 요건에 모두 맞는 사건이라고 판단한다"며 "일단 미국에 피해자가 있고, 사이트 이용자 등 공범이 53명이 미국에 있다. (때문에) 당연히 미국에서는 인도 받아서 법정에서 그 사법 정의를 당연히 세워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정문 내용을 살펴보면서 "(결정문에는)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관련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서 회원들에 대한 철저하고 발본색원적인 수사가 필요하므로 운영자였던 손정우의 신병을 대한민국에서 확보해 관련 수사 활동에 필요한 증거와 정보를 추가로 수집하고 수사 과정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며 "굉장히 좋은 이야기지만 현실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검사는 "현실적으로는 이미 한국, 미국, 영국 등 32개국의 수사기관이 공조해서 할 수 할 수 있는 수사를 다 했다"며 "대한민국에서는 이미 경찰, 검찰 수사가 공식적으로 종료됐고 판결도 확정됐고 형 집행도 마쳤다. 전혀 추가 수사 계획이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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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 씨가 지난 6일 오후 법원의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석방되어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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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런데 정말 판사님은 너무 애국자다. 손정우를 슈퍼스타K로 생각하신 것"이라며 "애플이 해커를 고용한 것처럼 우리도 손정우 활용해서 이 범죄 한번 발본색원해 보자 이러셨다고 볼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런데 다크웹은 서비스 제공자하고 사용자 쌍방의 익명성이 보장된다"며 "그래서 다크웹에 남아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어떤 디지털 포렌식의 방법이나 가상화폐 추적기술을 활용해서 이용자를 알아내는 것이지 손정우가 회원들 정보 손에 쥐고 있다가 주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검사는 "판사님은 손정우를 인도하지 않고 대한민국이 신병을 확보함으로써 수사할 수 있다고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지금 손정우가 형 집행 다 끝났다"며 "판사님이 인도 거절 결정 내리셔서 집에 갔다. 강제로 출석시킬 방법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큰 범죄를 저지르고도 미국으로 안 보내는 '대한민국은 성범죄자의 천국'이라고 이야기한다"며 "위험한 아동 성 착취 범죄자를 가볍게 1년 6개월 실형 선고하고 만다는 것은 사실 범죄 예방에 더 악영향을 미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0부(강영수 정문경 이재찬 부장판사)는 손정우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불허했다. 이에 따라 손정우는 이날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됐다.


손정우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약 2년 8개월간 컴퓨터 주소 추적이 어려운 '다크웹'에서 W2V를 운영하며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게시하고 비트코인 4억 원 상당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손정우가 유통한 불법성착취물에는 생후 6개월 된 신생아를 상대로 한 영상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그는 지난 4월27일 만기 출소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미 법무부가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손씨의 강제 인도를 요구해 출소가 미뤄졌다. 이후 서울고법의 인도 불허 결정에 따라 곧바로 석방됐다.



김연주 인턴기자 yeonju185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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