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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의 대권 스토리 만들기” vs “추미애의 윤석열 끌어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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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이어진 추미애 vs 윤석열… ‘수사 이견’보다 ‘정치 공방’이란 분석도

세계일보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수사에 대한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촉발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공방이 검찰의 지휘권에 대한 전면 수용으로 마무리된 모양새다. 대검찰청은 9일 “서울중앙지검이 (검언유착 사건을)자체 수사하게 됐다”며 추 장관의 지시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무부도 “만시지탄(晩時之歎·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하다는 탄식)”이라면서도 “이제라도 장관의 지시에 따라 수사 공정성 회복을 위해 검찰총장 스스로 지휘를 회피하고 수사팀이 독립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결정한 것은 공정한 수사를 바라는 국민의 바람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달 20일 대검이 서울중앙지검이 수사 중이던 ‘검언유착’ 의혹에 대해 외부의 판단을 받는 전문수사자문단을 소집하겠다고 결정하며 시작된 이번 논란은 추 장관이 나서 서울중앙지검의 편을 들며 ‘대검 대 법무부’의 대결로 확대됐다. 추 장관은 지난 2일 ‘수사지휘권’ 카드를 꺼내며 윤 총장을 압박했고 1주일간 이를 수용할지를 두고 관련 입장 발표가 잇따랐다. 이런 공방은 ‘윤 총장의 측근 수사’를 둘러싼 공정성과 신뢰의 문제로 비춰지지만 ‘공개적’으로 이뤄진 대결의 이면에는 각자의 다른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9일 YTN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서 “윤 총장이 처음에 이 사건이 터졌을 때인 6월 3일자 서울중앙지검에 ‘독립돼서 수사를 하라, 본인은 이 사건에 대해 개입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며 “지금 한 달이 지나 서울중앙지검에서 열심히 수사해서 기소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방향이 가니까 이 수사의 방향을 틀려고 무리하게 이렇게(외부 자문단 결정을)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의도에서 도는 이야기는 얼마 전에 윤석열 총장이 대통령 지지율 3위까지 올라가서 지금 대통령 출마하려고 계속해서 법무부장관과 각을 세우고 충돌하는 이런 정치적 모양새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돌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지난달 30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1.9%포인트)를 보면 윤 총장의 지지율은 10.1%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 당시 추 장관이 연일 윤 총장에 대한 비판을 하는 상황에서 ‘윤석열 때리기’가 보수층 지지율을 모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 의원은 “(윤 총장의 대권 스토리 만들기라는 지적에 대해) 그런 오해를 충분히 받을만하다고 생각한다”며 “윤 총장이 정치적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추 장관의 지시에 적합하게 따르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세계일보

지금은 사라진 대검 중앙수사부의 마지막 부장을 지낸 김경수 변호사는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번 공방에 대해 “추미애 장관의 궁극적 뜻이 목표가 이 사건을 얼마나 공정하게 수사하느냐, 여기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예측이고 추측입니다만 ‘윤석열 총장이 물러나게 하는데 목표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이런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런 말 안 듣는 총장과 일해 본 장관이 없다”, “내 지시의 절반을 잘라먹었다”, “새삼 지휘랍시고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 등 ‘거친 입’ 논란이 일 정도로 윤 총장에 대한 강한 비판을 이어가던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통해 윤 총장을 직접 겨냥했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법무부와 대검의 ‘물밑협상’을 들어 “여러 번의 절충이 가능한 시점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안 되고 있다”며 “이건 뭔가 합리적으로 해결하려는 생각보다는 당신이 마음에 안 드니까 ‘윤석열 총장 당신이 물러나 달라’ 이게 추미애 장관의 뜻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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