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참가자 3명…음주 운전 차량에 치어 참변
안전관리 미흡으로 주최 측도 책임 회피하기 어려워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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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종단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마라토너 3명이 음주 운전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대회 주최측도 선수들에 대한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CBS 취재 결과 확인됐다.
경기 이천경찰서와 대회 주최·주관 기관인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 등에 따르면 9일 오전 3시 30분쯤 경기 이천시 신둔면 편도 2차로 도로에서 A(30)씨가 몰던 쏘나타 차량에 B(61)씨 등 3명이 치였다.
크게 다친 B씨 등 3명은 병원으로 이송되는 도중에 숨졌다.
경찰은 교통사고 처리특례법·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30대 A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이천시 내에서 술을 마시고 차를 몰고 회사 숙소로 이동하는 중이었으며,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수준인 0.08% 이상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 등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피해자들은 부산 태종대에서 파주 임진각까지 달리는 '2020 대한민국 종단 537km 울트라 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이다.
사고 당시 이들은 등에 '시선 유도봉'을 장착한 채로 도로 가장자리에서 나란히 달리고 있었고, 주변에 다른 참가자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초 마라톤 참가자들은 도로가 아닌 인도로 달리도록 계획돼 있었고, B씨 등은 구간 곳곳에 설치된 '체크포인트' 지점에서 불과 500∼600m 떨어진 곳에서 도로 위를 달리다 사고가 난 것으로 확인됐다.
대회 진행 요원들이 B씨 등이 도로 위를 달리는 모습을 보고도 제지하지 않았다면 책임을 회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또 주최 측이 참가자들이 언제 어느 구간을 통과할지 구체적으로 경찰에 통보해주지 않아 경찰과 지자체 역시 제대로 협조하지 못했다는 것이 경찰 측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오늘 내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며 "A씨 조사를 마치는대로 주최 측에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 관계자는 "마라톤 코스가 워낙 길어 일반 마라톤처럼 참가자들을 일일히 관리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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