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유학생, 프랑스 몽펠리에서 인종차별 당하고 흉기 찔려...알바니아계 10대 3명 체포

[경향신문]

프랑스 남부에서 20대 한국인 유학생 남성이 현지 10대들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한 끝에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는 사건이 벌어졌다. 현지 경찰은 현장에서 알바니아계 10대 3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8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몽펠리에 지역 신문 미디리브르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11시30분쯤 몽펠리에 중심가의 전시회장 겸 공연장인 코룸 앞에서 29세 한국인 유학생 ㄱ씨가 현지 10대 청소년 3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흉기에 찔렸다.

미디리브르와 온라인 매체 악튀의 보도를 종합하면, ㄱ씨는 7일 밤 친구 두 명과 함께 걷다가 코룸 계단에서 10대 청소년 3명과 마주쳤다. 이들은 ㄱ씨를 향해 두 손으로 눈을 양쪽으로 찢는 인종차별적 행동을 했고 ㄱ씨가 항의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느낀 ㄱ씨는 친구들을 먼저 보내고 들고 있던 유리병을 깨서 맞섰다. ㄱ씨는 바닥에 넘어진 상태에서 10대들에게 둘러싸여 주먹질과 발길질을 당했고 흉기로 두 차례 허벅지 뒤쪽을 찔렸다.

ㄱ씨는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프랑스 경찰은 현장에서 3명의 17~18세 알바니아계 청소년들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이들은 현지 경찰의 요주의 관찰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프랑스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현지 경찰을 상대로 현재 정확한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대사관은 피해자에게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경찰의 엄정한 수사를 요구할 방침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가 커지면서 한국 유학생이나 교민들이 인종차별적 발언과 폭행을 겪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6일에는 프랑스 남부 관광도시 니스에서 트램(전차)에 타고 있던 20대 한국 여성이 현지인 남성으로부터 인종차별 폭언과 협박을 당했다. 지난 4월26일에는 독일 베를린 지하철에서 한국 유학생 부부가 독일인 5명으로부터 “코로나”라는 말을 듣고 성희롱과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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