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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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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승부수… 中 BOE와 세계 첫 '롤러블폰' 개발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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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스크린폰·벨벳폰에도 역부족인 적자, 롤러블폰으로 반전 꾀한다
中과 협업 강화 LG전자… LG디스플레이 애플·화웨이 집중 ‘각자도생’

LG전자가 TV에 이어 세계 첫 롤러블(화면이 둘둘 말리는)폰을 개발 중이며, 이달 중 첫 시제품을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의 ‘봉’을 따 이른바 ‘B 프로젝트’로 알려진 롤러블폰 연구·개발에는 LG디스플레이가 아닌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업체 BOE가 협업 중인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9일 업계를 종합하면, LG전자(066570)는 롤러블폰 관련 상표권을 출원하고, 이르면 내년 초 완제품 공개를 목표로 시제품 생산 등을 준비하고 있다. 롤러블폰을 구현할 수 있는 핵심 부품인 디스플레이 개발에는 BOE가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한다.

업계에서는 경쟁사인 삼성전자·화웨이 등이 내놓은 폴더블(화면이 접히는)폰을 출시하지 못한 LG전자가 새로운 폼팩터(형태) 롤러블폰을 선제적으로 출시해 반전을 꾀할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롤러블폰이 출시된다더라도 출하량이 많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크다"며 "‘아픈 손가락’ 같은 스마트폰 사업에서도 LG 기술력을 알릴 수 있는 ‘회심의 카드’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권 사장은 지난 1월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2020’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내년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포부를 재확인한 바 있다.

조선비즈

LG전자가 TV에 이어 세계 첫 롤러블폰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2016년 CES에서 LG디스플레이가 공개한 롤러블 OLED. /LG디스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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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모바일(MC) 사업부는 폴더블폰과 비슷하게 화면을 하나 더 붙여 반으로 접는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 ‘LG V50 씽큐’를 지난해 처음 선보였고, 올해는 세련된 이미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LG 벨벳’을 내놓기도 했으나 적자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터지면서 4~5월 합산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가까이 줄었다는 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의 추정이다.

다만 LG전자가 반격 카드의 파트너로 세계 첫 롤러블TV를 만들었던 주역인 LG디스플레이(034220)가 아닌 BOE를 선택한 것은 의외라는 반응도 있다. 문대규 순천향대 디스플레이신소재공학과 교수는 "롤러블과 현재 나와 있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접힐 때 원이 굽은 정도(곡률 반경)가 좁냐, 넓냐의 차이일 뿐 기술적 구현 난도는 비슷하다"면서 "두 가지를 구현할 수 있는 플렉서블(휘어지는) 디스플레이는 현재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밖에 없고, BOE 역시 기술력이 있어 개발 자체는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만 "BOE는 스마트폰 OLED 기술력은 있지만, 수율(완제품 비율)이 좋은 편이 아닌데다 롤러블폰의 경우 충격이 잦아 내구성이 더 좋아야 하기 때문에 상용화까지 가는 데 LG가 어느 정도 애로사항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TV용 대형 OLED 시장에서는 독점 공급자인 LG디스플레이와의 협업이 불가피하지만, 스마트폰용 OLED 시장에서는 두 회사가 각자도생의 길로 들어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두 회사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잘 팔리는 LG 스마트폰 출하량이 연간 100만~150만대 정도에 불과하고, 디스플레이 회사는 작은 물량을 대기 위해 설비에 들어가는 부품(섀도마스크·FMM)을 자주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고정비가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LG전자가 단가를 낮추려고 하는 것도 LG디스플레이가 압박을 느끼는 요인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이미 지난해 듀얼 스크린폰 출시 때부터 LG디스플레이가 아닌 중국 비전옥스 패널을 적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애플·화웨이에 라인을 집중 배정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기관 스톤파트너스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이달부터 올해 말까지 파주에 있는 6세대 생산라인인 E6-1에서 화웨이 메이트40 프로용 패널 200만~300만대를 생산할 예정이다. 애플 전용라인으로 알려진 E6-2에서는 올 하반기 나오는 신모델 6.06인치용 패널 1500만~2000만대 가량을 생산할 전망이다.



장우정 기자(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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