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총장에게 다시 공 넘어가
[경향신문]
윤석열 검찰총장(오른쪽 사진)이 8일 ‘검·언 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의 수사지휘를 두고 독립된 수사본부를 꾸리는 절충안을 건의했지만 추 장관이 거절했다. 수사지휘를 둘러싼 두 사람의 갈등이 출구를 찾지 못하는 형국이다.
윤 총장은 이날 김영대 서울고검장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을 포함한 수사본부를 구성해 사건을 지휘하고, 수사 결과만 자신에게 보고하는 방안을 추 장관에게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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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총장에게 최후통첩 날린 추미애 장관. 연합뉴스 |
윤석열 검찰총장(오른쪽 사진)이 8일 ‘검·언 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의 수사지휘를 두고 독립된 수사본부를 꾸리는 절충안을 건의했지만 추 장관이 거절했다. 수사지휘를 둘러싼 두 사람의 갈등이 출구를 찾지 못하는 형국이다.
윤 총장은 이날 김영대 서울고검장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을 포함한 수사본부를 구성해 사건을 지휘하고, 수사 결과만 자신에게 보고하는 방안을 추 장관에게 건의했다.
추 장관이 지난 2일 수사지휘를 내린 지 엿새 만에 나온 입장이다. 윤 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지휘를 존중하고 검찰 내·외부의 의견을 고려해 채널A 관련 전체 사건의 진상이 명확하게 규명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추 장관의 지휘 취지를 존중하면서도 절충안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법무부는 “윤 총장의 건의는 사실상 수사팀의 교체·변경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수사지휘 문언대로 장관의 지시를 이행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김 고검장을 새 지휘선상에 두고 수사본부를 꾸리는 것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중심으로 한 기존 수사팀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취지다. 법무부 관계자는 “윤 총장의 건의는 제3의 수사주체가 추가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수사팀에서 이 지검장과 이정현 1차장검사를 배제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는 점도 작용했다.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은 이번 사건을 비롯해 몇 차례 대립했다.
추 장관은 지난 2일 윤 총장에게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대검 등 상급자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한 뒤 그 결과만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도록 조치할 것 등을 지휘했다.
윤 총장 건의에 앞서 추 장관은 이날 오전 “검찰총장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다”며 윤 총장에게 수사지휘권 발동과 관련한 입장을 9일 오전 10시까지 밝히라고 시한을 못 박았다. 추 장관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무수한 고민을 거듭해도 바른길을 두고 돌아가지 않는 것에 생각이 미칠 뿐”이라고 썼다. 법무부 관계자는 추 장관의 거절 뒤 “9일 오전 10시 시한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추 장관이 거부 의사를 밝힌 뒤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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