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중단’ 옵티머스 펀드, 라임 사태와 비교 / 위험 미고지·원금보장 거짓말 / 옵티머스 전신 이혁진 前대표 / 文캠프의 금융정책 특보 출신 / 일각선 ‘제2의 라임사태’ 불러 / 판매사 불법 가담정황은 없어 / 라임처럼 100% 배상은 미지수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사태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되어가면서, 펀드 명세서 자체를 위조한 옵티머스운용의 대담한 자금 운용 행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법원이 지난 7일 옵티머스운용 경영진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검찰 조사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판매사의 불완전판매 정황, 정치권 연루설 등이 라임자산운용과 닮았다며 이번 사태를 ‘제2의 라임 사태’라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라임은 운용사와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증권사가 함께 공모해 부실 펀드를 파는 등 옵티머스와 다른 측면이 있는 만큼 추후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 배상 국면이 라임 사태와는 다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옵티머스운용의 펀드 설정액은 5151억원이다. 이 중 옵티머스운용이 투자에 썼다고 밝힌 펀드 자금 규모는 2699억원으로, 현재까지 환매가 중단된 펀드 액수는 1000억원 정도다. 옵티머스운용이 2500억원가량의 자금 투자처를 소명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추후 4100억원가량의 펀드도 자금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조6000억원 환매 중단’ 라임과 닮은꼴?… 정·관계 수사 확대 여부 관심
업계에서는 옵티머스 사태가 판매사 불완전판매 정황, 정치권 연루설 등 라임과 닮은 점이 많다고 본다. 라임 사태 당시 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판매사가 투자 위험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며 불완전판매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옵티머스 사태도 마찬가지다. 한 투자자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원금이 보장되는 것 맞냐’는 고객의 질문에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그렇죠. 예”라며 원금이 보장된다는 듯 고객을 안심시켰다. 사모펀드는 소수의 적격투자자가 자유롭게 투자를 하는 만큼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점이 특징이다.
정치권 연루설이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것도 옵티머스 사태에서 라임이 떠오르는 주된 이유 중 하나다. 라임 사태에서는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정치권과 연관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면, 이번 사태에서는 옵티머스운용의 전신인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을 세운 이혁진 전 대표, 옵티머스 이사인 윤모씨 부인에게 이목이 쏠린다.
이 전 대표는 2012년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의 금융정책특보를 지내며 정계 인사들과의 탄탄한 인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고, 윤씨 부인은 최근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그는 청와대 근무 직전까지 옵티머스의 자금이 흘러들어간 한 기업의 사외이사를 지냈다.
향후 관심은 정·관계로의 수사 확대 여부다. 회사 전·현직 임원 다수가 한양대 출신으로 현 정부 실세와 연루 의혹이 있어서다. 중앙지검이 조만간 이 사건 수사를 위해 특별수사팀 등 인력 보강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PBS 증권사 공조한 라임과는 달라… 추후 배상 어떻게 흘러가나
옵티머스와 라임이 대비되는 점으로는 펀드 구조가 꼽힌다. 라임이 펀드를 모자(母子) 관계로 복잡하게 꼬아 자금흐름을 알 수 없게 엮어놓았다면, 옵티머스는 공공기관 매출채권 등 안전한 곳에 투자한다고 한 뒤 서류를 조작해 실제로는 대부업체와 부실기업에 자금을 흘려보냈다.
또 라임 사태에서는 PBS 증권사가 펀드 부실을 인지하고도 부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운용방식을 변경해가며 펀드 판매를 이어갔지만 옵티머스 사태에서는 이런 정황이 드러난 바 없다. 라임 무역금융펀드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100% 배상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펀드가 판매될 때 이미 상품의 부실이 확정된 상태였기 때문인데, 옵티머스 펀드도 이런 요건에 해당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추후 옵티머스 펀드 분쟁조정 과정에서 100% 배상 결정이 나올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희진·이도형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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