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내 상대 임명하면 준비됐음 알게될 것"…이도훈 "대화물꼬 틀 방도 협의"
북핵수석대표 회동…최선희 이례적 비판 "낡은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한미전략대화서 방위비 등 논의·오후 국정원 방문…내일 2박 3일 방한 마무리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 하는 비건 |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김동현 기자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8일 "한국 정부가 북한과 남북협력 목표를 추진하는 데 있어서 한국 정부를 완전히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건 부장관은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 뒤 브리핑에서 "우리는 남북협력이 한반도에 더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한미워킹그룹에서 남북협력사업의 제재 면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보다 유연한 태도를 보일지 주목된다.
한미워킹그룹은 북한과 여권 일각으로부터 남북관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비건 부장관은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협상할 준비가 됐고 권한이 있는 카운터파트(상대)를 임명하면 북한은 그 순간 우리가 (대화할) 준비가 됐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앞서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의 전략대화 뒤 브리핑에서는 한반도 평화에 대해 논의했다며 "우리는 한국과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올해에 진전을 만들어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비건 |
이도훈 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조속한 시일 내 (북한과)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그런 방도에 대해 심도 있게 협의했다"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선 대화와 협상만이 유일한 방법이고 이를 위해 한미는 조속한 재개를 위해 전력을 다해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비건 부장관은 하지만 대미 협상을 총괄하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을 이례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주한미국대사관이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최선희 제1부상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언급하며 "낡은 사고방식에 사로잡혀있다"면서 "무엇이 가능한지 창의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부정적인 것과 불가능한 것에만 집중한다"고 말했다.
비건 부장관은 최선희 제1부상이 최근 "미국과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우리는 북한과 만남을 요청하지 않았다. 이번 주 방한은 우리의 가까운 친구와 동맹을 만나기 위해서"라고 반박했다.
조세영-비건 '사회적 거리 두고 인사' |
비건 부장관은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 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예방한 뒤 조세영 1차관과 만나 교착상태인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의 조속한 타결 의지를 재확인하고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여 문제 등을 논의했다.
한일관계와 미중관계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지만, 미국의 반중 경제블록 구상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 참여 문제는 비중 있게 논의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부장관은 조세영 차관과 오찬 회동을 했으며 오후에는 국가정보원을 방문해 최용환 국가정보원 1차장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와 만났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화 나누는 강경화-비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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