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지휘 수용하면 남은 임기 보장하겠다’ 약속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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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첫 국무총리를 지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지난 7일 국회에서 민주당 차기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낙연 의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를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며 그렇게 되면 “같이 가는 것”이라고 발언해 눈길을 끈다. 그간 윤 총장을 두고 ‘문재인정부에 도전을 했네’ ‘항명이네’ 하고 여권 내부에서 말들이 많았지만 일단 수사지휘를 수용하면 과감히 포용하고 2년 임기를 보장하겠다는 뜻으로 읽혀 주목된다.
윤 총장은 이달 말 취임 1주년이 되며 2021년 7월 2년 임기가 끝난다.
이 의원은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둘러싼 법무부·대검찰청 간 갈등에 관해 꽤 많은 언급을 했다. 추 장관은 핵심 수사 대상이 윤 총장의 측근 검사장이란 점을 들어 윤 총장에게 ‘수사에 관여하지 말고 회피하라’는 취지의 지휘를 내렸다. 이에 윤 총장은 받아들일지 말지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 의원은 “(여당인 민주당) 전당대회가 8월 29일”이라며 “그때까지 지금 상태가 계속 되지 않을 거라고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사태 해결이 임박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마침 추 장관은 이날 윤 총장에게 ‘내일(9일) 오전까지 수사지휘 수용에 관한 입장을 밝히라’는 취지의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어 이 의원은 “특정 사안, 특히 검찰 내부 인사가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사안에 대해서 장관이 법에 따라 수사 지휘를 했으면 그걸 받아들이는 것이 당연하다”며 “그러면 다 풀리는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윤 총장이 수사지휘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일단 장관의 합법적 지시에 대해서는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고 거듭 윤 총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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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검찰청 건물 안에서 이동하며 고뇌에 찬 표정을 짓는 모습. 연합뉴스 |
일각에선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수사지휘를 받아들이는 순간 검찰의 독립성이 훼손되고 검찰 조직에 대한 윤 총장 본인의 장악력도 약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실제로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5년 김종빈 당시 검찰총장은 천정배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반발해 사표를 내고 물러났다.
하지만 이 의원은 윤 총장을 향해 “(추 장관의 수사지휘를) 받아들이는 것이 여러 가지로 고려해 볼 때 당연하고 현명하다”는 조언을 내놓았다. 수사지휘 수용 여부과 별개로 추 장관과 윤 총장이 이미 ‘같이 갈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윤 총장이 수사지휘를) 받아들이면 같이 가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간 윤 총장이 청와대 및 법무부와 불화했던 것과 상관없이 내년 7월까지인 총장 임기를 전적으로 보장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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