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새 40명 숨져 안전대책 마련
해녀들 납벨트에 알람장치 부착
개인별 잠수시간·깊이·위치 파악
물질할 때 심정지·익수사고 방지
제주해녀들이 테왁(물질 도구)과 망시리(해물 주머니)를 들고 구좌읍 앞바다로 물질을 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최충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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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제주 해녀가 매년 감소하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해녀용 안전장치 도입을 비롯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제주도는 7일 “제주도 구좌읍 해녀들을 대상으로 이른바 ‘안전센서’를 부착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녀들에 대한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어업활동 중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다.
안전센서는 해녀들의 잠수를 돕는 납벨트 한쪽에 알람 기능이 있는 장치를 부착하는 방식이다. 물속에 잠수한 시간이 본인의 한계치를 초과하면 진동이 울리거나 불빛을 깜박거려 해녀에게 알려준다.
이 장치는 해녀들이 물질을 할 때 사고를 줄이기 위한 정보시스템 구축에도 활용된다. 개인별 잠수시간 및 수심 등 잠수데이터 수집을 통해 심정지나 익수사고를 막기 위해서다. 위험한 잠수습관이나 사고가 많은 잠수 지역도 데이터베이스화한다.
제주도 해녀지킴이 |
앞서 제주도는 2017년부터 ‘제주해녀 안전지킴이(사진)’ 장치를 보급한 바 있다. 물속에서 2분이 지나도 나오지 않을 경우 자동으로 수면 위에 부이를 띄우는 장비다. 사고 때 장비가 작동하면 200m 이상 거리에서도 부이 위치를 식별할 수 있어 신속한 구조가 가능하다.
안전장비 도입은 해녀들이 조업 중 사망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제주도에 따르면 조업 중 사망한 해녀는 2015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40명에 달한다. 이 중 90%(36명)가 70세 이상의 고령해녀여서 바닷속이라는 변수가 많은 작업환경과 고령화 등이 맞물려진 결과로 분석된다. 현경화 제주도 정보정책과장은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다양한 지능정보기술을 접목해 해녀들의 안전사고를 줄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제주 해녀 수는 지난해 3820명으로 2018년(3898명)에 비해 2%(78명) 줄었다. 1970년대 1만4000여 명이던 제주 해녀는 1980년대 7800여 명대로 줄었다. 2017년에는 3985명까지 줄면서 4000명 선이 무너진 이후 매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해녀의 절반 이상이 70세 이상일 정도로 고령화가 심각한 점도 문제다. 지난해 기준 70대 이상인 제주 해녀는 전체 3820명 중 58.5%(2235명)에 달한다.
반면 신규 해녀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제주 해녀는 2018년보다 162명이 줄어든 반면 신규 해녀는 84명에 그치면서 총 78명이 줄었다. 그나마 신규해녀 수는 과거 해녀를 그만뒀다가 다시 복귀한 34명이 포함된 수치다. 연령별 제주 해녀는 60~69세 30.7%(1174명), 50~59세 8.4%(322명), 40~49세 1.5%(56명), 30~39세 0.7%(27명) 등이다. 30세 이하 해녀는 전체의 0.2%(6명)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제주도가 기존 ‘해녀문화유산과’를 통폐합하려 하자 지난달 26일 해녀 1000여 명이 제주도청앞에서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제주도가 내놓은 하반기 조직개편안에 기존 해양산업과와 해녀문화유산과를 ‘해양해녀문화과’로 통합한다는 내용이 포함돼서다. 제주도는 해녀들의 적극적인 의지 표명에 따라 현행대로 조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현대성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제주해녀문화유산의 체계적인 관리와 기반마련이 필요하다는 제주도해녀협회와 제주도어촌계장연합회의 의견을 수용했다”고 말했다.
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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