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최종구 대표가 6일 오전 강서구 이스타항공에서 신규 이사, 감사 선임을 위해 열린 임시 주주총회가 무산된 뒤 주총장에서 나와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2020.7.6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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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 무산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이스타항공의 ‘셧다운’(운행 중단)을 놓고 당시 두 회사 사장이 나눈 대화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6일 공개된 녹취파일에 따르면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셧다운이라는 게 항공사 고유 부분이 사라지는 것인데 조금이라도 영업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설득했다. 그러자 이석주 당시 제주항공 대표는 “지금은 셧다운하는 것이 나중에 관으로 가더라도 맞다”고 답했다.
결국 올해 3월 이스타항공은 국제선과 국내선 운항을 모두 중단했다. 그간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경영에 관여한 바 없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번 녹취록 공개로 기업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양사의 인수·합병(M&A) 역시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최 대표는 또 “국내선 슬롯 중요한 게 몇 개 있는데 이런 게 없어지면 M&A의 실효성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를 표했지만, 오히려 이 대표는 “그건 저희가 각오하고 있다. 저희가 국토부에 달려가서 뚫겠다”며 안심시키기도 했다.
‘셧다운’ 이후 이스타항공은 경영 상태가 극도로 악화했다. 2월에 일부만 지급했던 직원 급여를 3월부터는 아예 지급하지 못했다. 이스타항공은 셧다운이 제주항공의 지시에 따른 것인 만큼 4월 이후 밀린 임금에 대한 책임도 제주항공에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셧다운’을 지시한 바 없으며 “작년 12월부터 조업비, 항공 유류비 등을 장기 연체해 이스타항공 경영진이 운항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녹취파일에서 최 대표는 “미지급된 급여를 제주에서 다 줘야 한다. 그것에 대한 걱정이 많다”고 언급하자, 이 대표는 “그럼 그거는 저희가 할 것”이라며 “딜 클로징(인수·합병 완료)하면 그 돈 가지고 미지급한 것 중에 제일 우선순위는 임금”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과의 M&A 진행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쟁점에 대해 이르면 내일 공식 입장을 밝힌다는 방침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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