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는 1일 오전 제주도청 삼다홀에서 열린 ‘민선 7기 후반기 행정시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제주시장에 안동우 전 제주도 정무부지사(58), 서귀포시장에 김태엽 전 서귀포시 부시장(60)을 각각 임명했다.
임용된 두 사람은 이날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는 강하게 반발하며 임명 철회와 당사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 후보자의 부적격 판정은 음주운전 전력이 크게 작용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 3월 26일 음주운전 혐의로 적발돼 벌금 8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음주운전이 예비적 살인행위라는 사회적 분위기’에 반한다는 취지의 의견이 나오기도 했지만, 원희룡 제주지사는 임명을 강행했다.
이에 대해 원 지사 측은 “민선 7기 후반기 제도정의 현안 추진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도의회의 최종 부적격 판정에도 김태엽 서귀포시장 임명을 강행한 것은 지속적으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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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제주도의회의 인사청문회 무용론 논란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도의회가 시장 등 주요 기관장의 예정자 임명에 대해 부적격 입장을 내더라도 구속력을 갖는 게 아니기 때문에 도지사가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민선 6기 원희룡 도정 이후 인사청문회 부적격 판정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한 사례는 이성구 전 에너지공사 사장과 손정미 전 국제컨벤션센터사장 등 두 차례다. 김성언 제주도 정무부지사의 경우 ‘적격’과 ‘부적격’을 명시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부적격’ 의견을 담은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에도 임명이 강행됐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이번 김태엽 서귀포시장 임명에 대해 “원 지사가 제주도민들의 깊은 우려와 제주도의회의 부적격 판단을 완전히 무시하며 결국 음주운전과 비리 의혹으로 얼룩진 김태엽 서귀포시장 임명을 강행했다”며 “이는 제주도민을 무시하는 ‘원희룡표 인사’의 정점을 찍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근 대권 후보가 되어 보겠다며 서울에서 살다시피 하고 있는 원 지사에게 이제 제주는 더 이상 자신의 터전이 아닌 것인가”라며 “중앙 정치에 대한 야욕만을 드러내고 제주도민을 무시하는 제주도지사에게는 제주도민이 부적격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 역시 성명을 내고 원희룡 지사를 향해 “무늬만 형식적이고 아무런 구속력이 없는 청문회 제도를 개선하고 도민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조속히 행정시장 직선제를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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