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구호 비판한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 |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체코 대통령이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 구호를 인종차별적이라고 비판했다.
2013년 체코의 첫 직선제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밀로시 제만(75)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체코 주재 미국대사관에서 열린 독립기념일(7월 4일) 행사 연설을 통해 BLM 운동을 비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제만 대통령은 자신의 대변인이 대독한 연설에서 "BLM 구호는 인종차별적"이라며 "모든 목숨이 소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만 대통령은 BLM 운동 지도부를 조지 오웰의 디스토피아 소설 '1984'에 나오는 '빅 브라더'에 비유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사고의 자유와 상식이 필요하다"며 BLM 지도자들이 다른 사람들을 세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거리에서 폭동이 일어나고, 차들이 불타고, 동상들이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체코 수도 프라하에 있는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동상 기단에는 지난 11일 붉은색 스프레이로 "인종차별주의자",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는 글이 새겨진 바 있다.
한편 유럽의회는 지난 19일 찬성 493표, 반대 104표, 기권 67표로 BLM을 지지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유럽의회는 결의안에서 인종차별주의와 백인우월주의를 규탄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하겠다며 시위대를 위협하고 선동적인 언어를 사용했다며 비판했다.
친러시아·친중국 인사로 알려진 제만 대통령은 오는 2023년 두 번째 임기를 마친다.
그는 팔레스타인 지도자였던 야세르 아라파트를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하고 언론인 박멸을 주장하는 등 논란이 되는 발언을 남긴 바 있다.
'인종차별주의자' 낙서 적힌 처칠 동상 |
honk02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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