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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만화 '검정고무신' 저작권 분쟁…만화가협회 "대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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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1990년대 한국만화를 대표하는 작품 '검정고무신'이 저작권 분쟁에 휘말렸다.

한국만화가협회(회장 신일숙)는 지난 29일 성명을 내고 "'검정고무신' 창작자들은 작품의 2차적저작물 관련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는 "법과 계약관련 지식에 취약한 창작자들과 불공정한 저작권 양도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창작자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사건이 반복돼선 안 된다"며 "이번 저작권리 양도와 관련한 분쟁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만화 '검정고무신'은 1960년대 서울에서 초등학생인 기영이와 중학생 기철이의 가족들이 사는 모습을 재밌게 담아낸 작품이다. 이영일이 쓰고 이우영·이우진이 그렸으며 1992년부터 2006년까지 '소년챔프'에 최장수 기록을 세우며 연재했다. 이후 45권의 단행본으로 묶였고 동명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 작품을 토대로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양한 2차적저작물 관련사업도 진행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다는 것이 '검정고무신' 작가들의 주장이다. 모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제작한 '검정고무신' 피규어에는 원작자에 대한 표기조차 없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작가들은 현재 이런 이유로 위 작품 캐릭터들에 대해 대표자 명의로 저작권을 등록한 업체와 분쟁 중에 있다"며 "위 저작권 등록 과정에서 별도의 계약이나 작가들의 명시적 동의는 없었다는 것이 작가들의 입장"이라고 했다.

저작권을 등록한 애니메이션 제작업체 형설앤 측은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원작 캐릭터는 다르고, 당시 관행에 따라 맺은 계약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반박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창작자가 보유한 저작권을 사업화라는 명목하에 포괄적·배타적으로 양도받아서 행사하는 불공정한 계약관계가 만화계에 만연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창작자들뿐 아니라, 창작자들과 공정한 거래관계를 구축하고 상호 존중의 관점에서 콘텐츠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다수의 선량한 사업자들에게도 피해를 주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일부 사업자들은 저작재산권리에 대한 '양도계약'이 있었다는 이유로 창작자로부터 어떤 동의도 받지 않고 창작물들을 이용해 수익을 내고 있다"며 "이는 불공정할뿐 아니라 창작자의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처사"라고 했다.

그러면서 관할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 "이번 사건과 같이 불공정한 계약서 또는 각서 등으로 창작자의 권리행사가 지나치게 제한되고, 이런 불공정 계약관계를 이용해 창작자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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