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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이슈 한반도 덮친 미세먼지

반기문 기후환경회의 위원장 “미세먼지, 중국보다 우리 책임 더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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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기 질 OECD ‘꼴찌’…일부 국가선 ‘기후 악당’ 비판도

석탄발전 획기적으로 줄이고 환경 관련 각종 위원회 통폐합을

[경향신문]



경향신문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한국이 ‘기후악당’에서 향후 ‘기후 선도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정책적 방향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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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76)이 “우리나라의 미세먼지에서 중국의 영향은 과학적으로 30%쯤”이라고 밝히고 “한국이 국제사회 일각에서 ‘기후 악당’이라고 비판받는다”고 말했다. 또 “지금 대통령 위원회가 몇개인지 알 수가 없다”며 환경 관련 조직 정비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반 위원장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기후 악당에서 기후 선도국가로, 그린뉴딜을 통한 기후 위기 대응 강화’ 간담회에서 “몽골, 북한 등에서도 미세먼지가 날아오지만, 우리 책임이 더 크다”며 한국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석탄 소비가 좀처럼 줄지 않는 한국이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국가와 함께 ‘기후 악당’(climate villain)이라고 비판받는다고 전했다. 반 위원장은 “기후 악당이라는 말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내가 제일 먼저 보고드렸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들어간 나라가 ‘악당’ 소리를 듣는 것은 불명예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미세먼지, 대기 질과 관련해 OECD 국가 36개 회원국 가운데 35, 36위에 들어간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이미 G7(주요 7개국)에 해당한다. 이런 오명은 벗어야 한다”고 했다.

반 위원장은 한국이 기후 선도국가로 가기 위해 우선 석탄 발전 비중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석탄 에너지 비중을 줄이겠다고 하는데 2034년의 목표치가 1990년 당시 수치보다 10%포인트 이상 더 높다”며 “갈수록 잘해야 하는데 갈수록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산재해 있는 환경 관련 위원회를 통폐합해 장기적인 정책 집행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캐치프레이즈를 내고 대통령 위원회가 생긴다”며 “무질서하게 산재해 있는 각종 위원회를 정비해 대통령 직속 환경 관련 위원회들을 통폐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세먼지특별위원회가 있는데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가 또 들어섰다”며 “뭐가 중요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녹색성장위원회, 지속가능발전위원회도 있는데 거의 활동을 안 하면서 국가기후, 미세먼지 등을 하고 있고 아마 그린뉴딜 대통령 위원회가 또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 위원장은 참석한 의원들에게 “여러분이 입법 권한을 갖고 있는 만큼 차제에 통폐합이 됐으면 좋겠다. 가능한 빨리 없어지는 게 국민들한테도 좋다”며 “5년 임기이지만 현재 있는 모든 그린뉴딜을 중심으로 통폐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후·환경과 관련한 교육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반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교육제도가 문제가 많은데 특히 환경에 대한 교육이 거의 없다”며 “아이들이 초·중·고교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환경·생태 교육이 피와 살이 될 수 있도록 시켜야겠다고 뼈저리게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국회 기후 위기 그린뉴딜 연구회, 경제를 공부하는 국회의원들의 모임, 국가전략 포럼 우후죽순 등 더불어민주당 내 3개 의원 모임이 공동 주최했으며, 이낙연, 변재일, 홍영표, 우원식 의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이낙연 의원은 간담회 후 반 위원장의 환경 관련 위원회 통폐합 제안에 대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정부 측에 의견을 전달해 함께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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