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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민주당, 단독으로 국회 원구성 완료…朴의장 "역사의 두려운 심판 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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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석 국회의장이 29일 국회 본회의 개의를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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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전진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9일 17개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직을 모두 가져가면서 원구성을 완료했다. 한 정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한 것은 지난 1985년 12대 국회 이후 35년 만이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여당의 상임위 독식에 대해 "의장과 여야 모두 국민과 역사의 두려운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의원 전원이 불참한 가운데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운영위원장 등 11개 상임위원장을 선출, 국회 원구성을 사실상 마무리 했다. 표결에는 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 181명이 참여했다.


이날 선출된 상임위원장은 ▲운영위원장 김태년 ▲정무위원장 윤관석 ▲국토교통위원장 진선미 ▲교육위원장 유기홍 ▲예결위원장 정성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박광온 ▲환경노동위원장 송옥주 의원 ▲행정안전위원장 서영교 ▲문화체육관광위원장 도종환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이개호 ▲여성가족위원장 정춘숙 의원 등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지난 15일 선출된 6명의 상임위원장을 포함, 모두 1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민주당이 독차지했다. 다만 정보위원장은 국회법 상 야당 몫으로 규정돼 선출하지 않았다.


박 의장은 상임위원장 선출 전 "오늘로 21대 국회가 시작한 지 한 달이 됐으나 개원식도, 원구성도 못 해 국민께 참으로 송구스럽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여야는 어제 원 구성 합의 초안을 마련했으나 야당은 추인받지 못했다"면서 "국민과 기업의 절박한 호소를 더 외면할 수 없어 오늘 원구성을 마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박 의장은 "그 어떤 것도 국민과 국익을 앞설 수 없다. 지금이라도 여야가 진정성을 갖고 마음을 열고 원만한 국회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하면서 "의장과 여야 모두 국민과 역사의 두려운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앞서 여야는 전날부터 원구성을 위한 마지막 협상을 시도했다. 특히 전날 마라톤 협상에서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에선 적어도 이날 오전엔 합의를 이루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 양당은 합의문 초안 작성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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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가진 후 나서고 있다. 원구성 협상 관련 진전 상황을 묻는 기자 질문에 주 원내대표는 "계속 논의 중이나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더 논의하기로 했다."고 답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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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양당은 법사위원장을 둘러싼 갈등을 끝내 해소하지 못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협상과정에서 민주당은 오랜 관례와 전통을 깨고 법사위원장을 일방적으로 빼앗아 갔다"며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제안하는 7개 상임위원장을 맡는다는 게 견제와 균형 차원에서 그다지 의미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그는 이어 "우리 당에서는 법사위를 가져오지 못하는 것, 백보 양보해도 나눠서 하는 것도 되지 않는 상황은 민주당이 상생과 협치 걷어차고 국회를 일방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이고 상임위원장을 맡는 건 들러리 내지는 발목잡기 시비만 불러일으킬 거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그간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양보를 했다. 그러나 미래통합당이 거부 입장을 통보했다"며 원구성 합의 무산의 책임을 통합당에 돌렸다.


민주당은 이날 구성된 상임위를 바탕으로 곧바로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에 돌입한다. 30일부터 예결위가 가동됨에 따라 이날 중으로 각 상임위별 추경 심사를 끝낸다는 방침이다. 신속한 심사를 위해 각 상임위에서 소위 구성은 하지 않고 전체회의에서 심의·의결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의당은 이날 상임위원장 선거에 불참했다. 비정상적 국회 상황에 대한 항의 차원이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본회의에 앞서 가진 브리핑에서 "상임위원장 배분은 교섭단체에만 주어진 권한이지만 교섭단체 양당이 협상에 실패해 18개 상임위원장을 하나의 당이 독식하는 사태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정상적인 국회로 가장 큰 피해는 국민이 본다는 사실을 거대 양당은 명심하기 바란다"면서 "정의당은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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