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 충실하다면 재미있는 스토리“… 여권 비리 의혹 우회 비판
KBS 2TV 수목드라마 ‘출사표’ 포스터. KBS 제공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다음 달 첫 방송을 앞둔 KBS 2TV 수목드라마 ‘출사표’의 정치 편향성 논란과 관련해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현실에 충실하다면 재미있는 스토리가 전개될 것”이라며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진 전 교수는 2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KBS에 시비 걸지 마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앞으로 진보당 서울시장 후보가 키스 미수 사건으로 도중에 사퇴하고, 진보당 도지사가 비서 성추행으로 구속되고, 진보당 광역시장이 직원 성추행으로 기소되고, 진보당의 숨은 실세가 여기저기서 뇌물을 받고, 진보당 정권의 민정수석이 그에 대한 감찰을 무마해주고, 진보당 정권 청와대의 비서실장 이하 청와대 비서들이 대통령 친구 시장선거에 조직적으로 진보당 정권 청와대의 비서실장 이하 청와대 비서들이 대통령 친구 시장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하고”라며 여권 인사가 연루됐던 논란을 열거했다.
이어 진 전 교수는 “진보당 의원들이 펀드 회장에게 정치자금을 받고 그자의 뒤를 봐주고, 진보당 실세 의원이 차명계좌 만들어 국회와 지자체의 예산에서 삥땅을 치고, 진보적 시민단체 대표가 기부금 횡령 의혹을 받고, 진보당 정권의 환경부에서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등등”이라며 “앞으로 드라마에서 이런 이야기가 무궁무진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등 성 추문에 휩싸였던 정봉주 전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오거돈 전 부산시장을 비롯해 청와대 특감반 감찰 무마 혐의로 재판 중인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후원금 유용 의혹을 받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라임 사태·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등 여권에서 일어난 비리 의혹도 상기케 한다.
진 전 교수는 “필요한 것은 ‘리얼리즘’”이라면서 “그저 리얼리티에만 충실하라고 요구하면 된다. 제작진, 힘내세요! 구세라, 힘내라!”라고 글을 마쳤다. 제작진을 향한 응원은 여권에서 벌어진 각종 사건을 드라마에 구현할 것을 촉구하며 우회적으로 여권을 비꼰 것으로 보인다.
앞서 드라마 ‘출사표’는 등장인물 소개에서 진보정당 정치인은 ‘선’(善), 보수정당 정치인은 ‘악’(惡)으로 묘사해 논란이 일었다. 미래통합당은 이런 이유로 다음 달 첫 방송을 앞둔 ‘출사표’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통합당은 ‘출사표’가 진보정당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정의감이 높은 인물로 묘사하고, 보수정당 정치인들은 도박, 성희롱 등 논란이 되는 정치인들로 묘사해 보수정당의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캡처 |
논란이 일자 드라마 제작진은 지난 26일 공식 입장을 내고 “의도적으로 편향된 프레임 내에서 인물 구성을 진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당적을 갖고 나오는 인물들은 대부분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선한 인물로 설정돼 있지 않다”며 “정치적 성향이 없는 무소속 등장인물 구세라(나나 분)를 전면에 내세워 진보·보수 양측의 비리들을 파헤치고 풍자하는 코미디를 추구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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