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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항공사들의 엇갈리는 희비

CB 발행 연기에 오너리스크까지…이스타항공, 재이륙 실패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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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걸림돌ㆍ이상직 의원 일가 의혹 등 각종 악재 미해결 시, 공중분해 가능성 제기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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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는 이스타항공이 오너리스크까지 불거지며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끊임없이 쏟아지는 각종 악재들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공중분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이스타항공의 자본확충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개최 실패, 제주항공의 전환사채(CB) 발행 예정일 연기 등이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며 인수·합병(M&A)이 무산 위기에 놓인 가운데, 이스타항공 창업주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 일가의 주식 매입 자금 출처에 대한 의혹도 커지고 있다.

2007년 10월 이 의원이 설립한 이스타항공은 당시 이 의원이 이끌던 KIC그룹 계열사 새만금관광개발이 지분 49.4%를 보유한 최대 주주였다.

이후 이 의원은 2012년 19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자, 형인 이경일 전 KIC그룹 회장에게 이스타항공 회장직과 지분을 넘겼으나, 이경일 씨가 자금 횡령 혐의로 구속되면서 이후 경영진 변동이 수시로 이뤄졌다.

이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2016부터 약 2년간 이스타항공 회장직을 다시 맡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의원은 이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2015년 단돈 3000만원으로 이스타홀딩스가 탄생했다. 이스타홀딩스는 설립된 지 얼마 안 돼 이스타항공의 지분 68.0%를 약 100억 원에 사들여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이스타홀딩스는 이 의원의 아들(66.7%)과 딸(33.3%)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불분명한 이스타항공 주식 매입 출처, 불법 승계 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은 지난 25일 "이스타홀딩스의 설립과 이스타항공 주식 취득은 합법적이며, 사모펀드로부터 80억원을 빌렸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스타홀딩스는 수년에 걸쳐 보유한 항공 지분을 매각해 사모펀드에서 조달한 원금과 이자를 모두 상환했으며 이 과정에서 어떠한 불법이나 편법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사모펀드에 대한 의혹 제기는 계속되고 있다. 수년 간 적자를 기록한 회사에 자금이 어떻게 유입될 수 있었는지, 사모펀드 투자자 실체는 있는지 등에 대해 비상장 기업이라는 이유로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은 출범 이후 한때 완전자본잠식을 넘어 자본잠식률을 300%대를 기록할 정도로 재무건전성이 심각하게 취약했으며, 지금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또 출범 이후 6년 이상 적자를 기록하다 2013년 간신히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현재 이스타홀딩스의 이스타항공 보유 지분은 올해 1분기 기준 39.6%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3월2일 이스타홀딩스로부터 이스타항공 지분 51.17%를 545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맺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보유하게 될 지분 51.17%을 제외한 나머지 약 48%는 이 의원과 이스타홀딩스의 우호지분으로 구성돼 있다"며 "이 의원이 여전히 경영에 관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 의원 딸인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이사에 대한 의혹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는 20대에 이미 이스타홀딩스 지분의 3분의 1을 확보했으며, 2018년 이스타항공 ‘20대 상무’로 선임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스타항공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에 이어 브랜드마케팅본부장을 지냈다.

이런 가운데 250억 원에 달하는 직원들의 체불 임금 해소 문제를 두고 제주항공과 끊임없이 책임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타항공이 인수대금 110억 원을 추가로 깎아주겠다는 제안까지 했지만, 제주항공은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제주항공은 100억 원 규모의 CB를 발행해 이 자금을 이스타항공에 투입할 계획이었지만, 이 일정마저도 연기했다.

시장에서는 제주항공의 인수 작업이 조속히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이스타항공이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2018년 12월 말부터 자본잠식률 50%에 육박했던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말 기준 100%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1년 만에 그나마 절반 가량 남아있던 자본금이 바닥났을 뿐 아니라 632억 원의 결손금까지 쌓인 상황이다.

[이투데이/하유미 기자(jscs508@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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