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을 비롯한 연대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25일 청와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 직접고용전환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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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논란이 취업준비생과 고용 형태가 다른 노동자들 간의 입장 갈등으로 번진 데 대해 여권 인사들은 26일 "보수 언론의 가짜뉴스가 을(乙)들을 편 가르기 한 탓"이라고 비판했다.
여권 인사들은 청년층이 분노하는 상황을 이해한다면서도 논란을 일일이 언급하며 "취준생의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청년층의 분노와 야권의 공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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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보수가 흘린 가짜뉴스'가 乙 편가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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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홍봉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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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최근의 갈등 양상을 "'을과 을이 맞붙는 전쟁', '갑(甲)들만 좋아할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이를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을 공격하려는 보수 언론의 가짜뉴스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여권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부겸 전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비슷한 주장을 했다. 김 전 의원은 "을(乙)과 을이 싸워서는 안 된다. 크게 보면 취준생과 정규직으로 전환된 공항공사 보안팀은 한 편"이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은 "공정은 그 두 집단 사이가 아니라 노동자에게 가야 할 인건비를 줄여 자신의 배만 채우는 기업과 기업의 모든 피고용인 사이에 지켜져야 한다"며 "지금처럼 을과 을을 갈라 싸움을 조장하면 피해는 결국 노동을 제공하고 급여를 받아 생활하는 대부분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계했다.
이날 여당 지도부도 같은 논조를 나타냈다. 이해찬 당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인국공) 정규직 전환 문제나 여러 가지 사안이 잘못된 국민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에도 고민정 민주당 의원이 "정규직 전환으로 연봉이 5000만원대로 오른다는 가짜뉴스가 언론을 통해 유포되면서 갈등도 심해지고 있다"며 최근의 갈등 상황을 야권 탓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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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노동 동일임금" 주장…"더 배워 임금 2배 불공정" 발언엔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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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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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에서는 더 나아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반대하는 야권이 청년층 분노를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박광온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인국공 정규직 전환을 두고 미래통합당과 일각에서 비정규직 대 취준생으로 을과을의 싸움 부추기고 있다"며 "이 사안을 최저임금 인상 때처럼 경제적 약자들의 갈등으로 변질시켜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합당이) 지금이라도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 제도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여권 인사들의 일부 주장이 오히려 청년층의 분노를 샀다. 야권도 비판에 가세했다. 청년층이 '로또 취업'이라며 분노하는 원인과 이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여권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현실과 괴리를 나타낸다는 지적이다.
특히 김두관 의원의 "조금 더 배우고 필기시험 합격해서 정규직 됐다고 비정규직보다 2배가량 임금을 더 받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하다"는 페이스북 구절이 구설에 올랐다.
이에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청년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난했다. 하 의원은 "지금 현실은 대학을 나와도 9급 공무원이 되려면 수백 대 일의 경쟁을 뚫어야 한다"며 "이번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보안검색업무는 9급 공무원보다 급여가 높고, 정년까지 고용보장도 되는 소위 좋은 일자리"라고 지적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년들은) 이 땅의 모든 청년들이 취업 관문을 뚫기 위해 수십년 동안 노력을 하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데 정치권에서 '옛다 떡' 하고 주는 특혜에 분노하는 것"이라며 "특혜는 그 누구도 줄 권한이 없고 그 어떤 명분에 의해서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조모씨(24)는 "국회의원 월급이 1000만원이라는데 그것은 공정한지 모르겠다"며 "하루 종일 공부하고 간신히 취업해도 연에 몇 천만원 받는 대부분의 청년이 보기에 모순이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4일 청와대의 답변 기준인 20만명 동의를 넘긴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 달라'는 국민청원 게시글은 이날 동의자 수 24만명을 넘겼다.
백지수 기자 100js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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