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가운데)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비상의원총회에 재신임을 받고 참석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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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국회 상임위원장 6개 단독 선출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했던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5일 사찰 칩거를 마치고 10일 만에 돌아왔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재신임을 받은 주 원내대표의 손에는 10일 전까지 쥐고 있었던 ‘야당 몫 7개 상임위원장직 사수’ 카드는 없었다. 대신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윤미향 민주당 의원 정의기억연대 기부금 유용 의혹 및 굴욕적 대북외교 국정조사 △문재인 대통령 개원 연설을 고리로 여권을 압박하며 고강도 대여투쟁을 예고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겠다”는 말로 3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시급한 여권을 자극했다. 민주당이 임명을 강행한 법제사법위원장을 야당 몫으로 돌려놓지 않으면 원(院) 구성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상임위가 꾸려지지 않으면 추경 심사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파고 들었다. 주 원내대표는 “추경을 하려면 각 상임위 예비심사를 거쳐야 된다”며 “이 과정을 생략하고 예산결산위원회로 곧바로 가려면 국회의장이 상임위에 심사기한을 정해야 하는데 현재 12개(총 18개) 상임위 구성이 안돼 이마저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의장실은 혼란에 빠졌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박병석 국회의장을 찾아가 "3차 추경 처리 등을 위해 18개 상임위원장을 26일 모두 다 선출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주 원내대표는 윤미향 민주당 의원의 ‘정의기억연대 기부금 유용 의혹’과,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에서 드러난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 방침도 밝혔다. 18대 국회 당시 미국산 쇠고기 국조 특위, 19대 국회 민간인 사찰 국조 특위처럼 과거 야당이 원 구성 협상과 연계해 내걸었던 국정조사 카드를 역으로 들고 나온 것이다.
하지만 국정조사는 민주당에 위협적인 카드는 아니다. 국정조사권이 발동되려면 본회의에서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이 필요한데, 176석(전체 300석)을 확보한 민주당이 동의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여론에 국정조사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알리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개원 연설도 통합당이 내놓은 대여 압박 카드다. 문 대통령이 야당이 불참한 본회의장에서 개원 연설을 하는 건 여당 입장에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5일 문 대통령의 개원 연설이 예정됐지만 민주당의 단독 국회의장 선출로 야당이 불참하면서 미뤄졌다. 통합당 관계자는 “문 대통령 임기 중에 단 한 번 뿐인 개원 연설인데 야당이 불참하면 진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987년 개헌 이후, 8차례 있었던 대통령의 국회 개원 연설은 여야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가장 늦은 개원연설은 원 구성 협상이 가장 지체됐던 18대 국회(2008년 7월 11일)였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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