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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남북간 전단지 살포전이 23일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내일부터는 남북지역 모두 장마가 예고돼 이날 전단지를 살포하지 못하면 이번 주 주말 이후에나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날 군 관계자는 "대북전단을 살포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조건은 날씨"라며 "비가 오기 전인 오늘 오후가 전단지를 살포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시기"라고 말했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경기도 강화군과 강원도 양구군 일대에서는 북풍이 불고 있다. 풍속은 시속 3 km로 북한에서 대남전단지를 살포하기에 적당한 시기로 꼽힌다. 북한이 꽃게잡이철을 맞아 서해 북방한계선(NLL)인근의 어선에서 민간인으로 위장해 살포할 가능성도 크다. 현재 NLL 인근 서해바다에는 북한 어선 150여척이 활동 중인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어선이 증가함에 따라 북한 단속정의 활동도 더 활발한 상태이기 때문에 실제 전단 살포 때 남북 함정 간 충돌 가능성이 상존한다.
반면 경기도 연천군과 파주군에서는 남풍이 불고 있다. 풍속은 시속 2.5 km로 탈북자단체에서 대북전단지를 살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부터 바람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했다.
탈북민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전날 밤 경기 파주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지난 22일 오후 11∼12시 사이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에서 대북전단을 보냈다"면서 "경찰의 감시를 피해 아주 어두운 곳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 6명은 '6.25 참상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대북전단 50만장과 '진짜용 된 나라 대한민국' 소책자 500권, 1달러 지폐 2천장, SD카드 1000개를 20개의 대형풍선에 매달아 살포했다.
대북전단 살포를 막기 위해 경찰이 접경지역에서 24시간 경비 체제를 가동한 가운데 이들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사실은 경찰과 군에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군 관계자는 "전단지 살포 인근지역 부대에서는 살포행위가 관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도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정부에 공권력을 동원해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막아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단살포를 강행할 경우 강력하게 강제수사와 법적책임을 물어야한다"며 "철저한 대북 감시체제와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춰줄 것을 정부와 군당국에 당부한다"고 말했다.
북측에서는 날씨가 여의치 않을 경우 대남확성기를 다시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21일 오후부터 최전방 지역의 대남 확성기 재설치 작업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확성기 재설치는 비무장지대(DMZ) 일대 여러 곳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북한은 과거 이들 지역의 40여 곳에서 확성기를 가동했기 때문에 앞으로 20여곳에 더 설치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 군사분계선 지역에 설치됐던 대북ㆍ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은 2018년 4ㆍ27 판문점 선언에 따라 철거됐다. 하지만 철거 2년여 만에 재설치 작업이 이뤄지면서 앞으로 DMZ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을 통한 북한의 비방과 선전 등의 활동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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