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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앴던 대남 확성기도 재설치…판문점 선언 지우는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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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머니투데이

(파주=뉴스1) 이승배 기자 = 북한이 대남 전단(삐라) 살포 준비를 하는 등 남북관계 긴장감이 감도는 22일 경기 파주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개성공단에 폭파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잔해(왼쪽)와 충격으로 훼손된 개성공단지원센터가 보이고 있다. 2020.6.2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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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북한이 남북정상간 합의로 만들어진 '결실'을 하나씩 없내는 방식의 대남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판문점선언'으로 만들어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판문점선언에서 '중지'를 합의한 전단살포를 예고한데 이어 역시 판문점선언으로 없앤 대남확성기까지 재설치하고 있다.

22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군 당국은 최근 북한이 최전방 지역에서 대남 확성기 재설치 작업을 하는 정황을 여러 군데에서 포착했다.

확성기 설치는 최근 북한이 대남 압박을 위한 여러 행동을 취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조치다. 북측이 지금까지 내놓은 대남 적대 조치가 판문점선언으로 나온 성과를 없애는 방식으로 이뤄진만큼, 이 역시 유사한 의도로 풀이된다.

북측은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후 판문점선언에 따라 대남 확성기를 없앤 바 있다. 판문점선언에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들을 중지"한다는 내용의 이행이다.

지난 16일 연락사무소 폭파 역시 판문점선언에 따른 성과에 타격을 입히기 위한 의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성과를 무너트리기 위해서다.

판문점선언은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지역에 설치하기로 하였다"는 내용을 담았고, 이 합의에 따라 같은 해 9월에 연락사무소가 개소했다.

북측이 지속적으로 예고 중인 대남 삐라 살포 역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전단살포를 중지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겠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조치로도 해석된다.

북한 당국도 대남 삐라로 남측 여론을 움직일 수 없다는 걸 아는만큼, 북한 내부에 대남적대감을 고조시키는 동시에 판문점선언을 깬다는 상징적 조치로서 이를 이행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이상신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장은 "삐라 살포 목적엔 남북정상회담에서 한 약속을 깼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것이 있을 것"이라 했다.

이 같은 '판문점선언 지우기'는 북한이 최근 대남공세 조치들을 취하며 주장하고 있는 '남측 책임론'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고질적인 사대와 굴종의 필연적 산물'이라는 제목의 정세론 해설을 통해 남북합의가 남측의 '미국 눈치보기'로 이행되지 못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노동신문은 "미국과 보수패당의 눈치만 살피며 주견을 세우지 못한 남조선당국의 우유부단하고 온당치 못한 태도로 하여 그토록 훌륭했던 북남(남북)합의들이 한걸음도 이행의 빛을 보지 못하고 휴지장이나 다름없이 되여버렸으며 그것은 오늘의 참혹한 후과로 되돌아왔다"고 했다.

또 신문은 "미국이 전쟁놀이를 하라고 하면 전쟁놀이를 하고 첨단무기를 사가라고 하면 허둥지둥 천문학적혈세를 섬겨바쳤으며 그 무슨 '시기상조'를 운운하며 개성공업지구재가동과 금강산관광재개를 반대하면 입도 벙긋하지 못하였다"고 했다.

이어 "지난 2년간 남조선당국은 북남관계와 조미관계의 '선순환'이라는 엉뚱한 정책에 매진해왔고 뒤늦게나마 '운신의 폭을 넓히겠다'고 기염을 토할 때에조차 '제재의 틀안에서'라는 전제조건을 내들었다"며 ""오늘 북남관계가 미국의 철저한 롱락물로 전락된것은 전적으로 남조선당국의 집요하고 고질적인 친미사대와 굴종주의가 낳은 비극"이라 주장했다.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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