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9일 “당의 차기 대선 주자로 누구를 생각하느냐”는 당 소속 의원들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고 한다. 당 비례대표 초선 의원들과 오찬 자리에서다.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오찬 초기에 당명 변경과 정강·정책 개편 등 당 재건 방향을 주로 말했다고 한다. 이어 2011년 말 출범한 한나라당(통합당 전신) ‘박근혜 비대위’에 자신이 비대위원으로 함께했던 것을 언급하면서 “그때처럼 당을 쇄신해야 대선에서도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 한나라당은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경제민주화 등이 추가된 새로운 정강·정책을 만들어 2012년 19대 총선 및 대선에서 승리했다.
방송인 백종원씨 [KBS '스트리트 푸드파이터2' 방송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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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에 의원들은 기다렸다는 듯 “다음 대선에선 누가 대통령이 될 것 같으냐”, “대선 후보로는 누구를 눈여겨보고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김 위원장은 “여야 할 것 없이 인물이 한 명도 없다. 특히 통합당은 골수 보수, 꼴통 이미지부터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후 잠시 말을 멈추더니 “백종원씨 같은 분은 어떠냐. 이렇게 모두가 좋아하는 대중 친화적인 사람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의원들은 “그 먹방(주로 음식을 먹는 방송) 하시는 분” 등으로 호응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당시 자리에 있었던 한 의원은 “여야 대선 후보로 딱 한 사람을 언급한 게 백종원씨여서 그런지 의원들 사이에서 계속 화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통합당 의원은 “우리는 정치인 이름이 나올 줄 알았는데 백씨를 말해 솔직히 놀랐다. 김 위원장의 감각이 상당히 젊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 측 관계자는 “지금 통합당 후보군이라는 분들이 대중과 괴리감이 있기에, 대중에게 사랑을 받고 편한 어법으로 소통이 가능한 분이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백씨를 예로 든 것 뿐”이라며 “백씨를 특별히 대선 후보로 염두에 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백씨는 2018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나와 “예전부터 호텔에는 왜 비싼 식당만 있어야 하냐는 불만이 있어 호텔업을 시작했다” 등 소신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후 지난해 3월 한 지상파 방송에 나와 “국정 감사 출석이 정계진출의 포석이라는 소문이 있다”는 사회자의 질문에 “미쳤냐. 1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사람 일은 몰라서 네버(절대)라는 소리는 못하겠다고 하니까 자꾸 오해들을 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백씨의 아버지는 전 충남교육감인 백승탁씨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류연갑 대한민국 6ㆍ25 참전유공자회 기념사업국장, 박옥선 대한민국 6ㆍ25 참전유공자회 서울지부 종로구지회장에게 호국영웅배지를 수여한 뒤 거수경례하고 있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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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 위원장은 22일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차기 대선 주자로 새 인물을 염두에 두고 있냐는 질문에 "모두 '이 사람이 나왔구나'라고 할 만한 사람이 차기 대선 주자로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선에 나설 것으로 보는지 묻자 “자기가 생각이 있으면 나오겠지”라고 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에 대해선 “착하다고 대통령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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