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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국무부·비건 저격…"하노이 성명초안, 북한이 만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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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서 "통제 불능에다 언론관심에 도취" 맹비난

연합뉴스

백악관 배경으로 촬영된 볼턴 회고록 표지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작년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존 볼턴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부 간 엇박자가 지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스티븐 비건 대북 특별대표에 대한 볼턴의 불만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의 대표적인 '매파'였던 볼턴 전 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출간되는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에서 작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회담을 주도하던 국무부에 대한 불편했던 심기를 일부 드러냈다.

볼턴은 "비건이 스탠퍼드대학에서 미국 행정부가 북한이 요구하는 '행동 대 행동'을 따를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강하게 시사한 언급은 나의 우려를 증폭시켰다"고 썼다.

비건 특별대표는 그해 1월 31일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 폐기를 약속했다면서 "우리 쪽에서는 양측에 신뢰를 가져다줄 많은 행동을 실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었다. 볼턴의 언급은 이런 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볼턴은 "국무부는 6자회담 때에도 NSC에 정확히 같은 일을 했다"면서 "협상 타결을 위한 비건의 개인적인 의제가 매우 확고했다는 것을 폼페이오가 완전히 알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무부의 협상가들은 통제 불능 상태인 것 같았고, 협상에 대한 열정에 사로잡혔고, 언론 관심에 도취해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나는 하노이에서 실수를 막기 위해 트럼프를 어떻게 할지를 고심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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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제공]



볼턴 전 보좌관은 또 하노이 회담을 앞두고 폼페이오 장관과 대화하면서 "왜 우리가 (대북) 경제제재를 포기할 수 없는지, 왜 더 많은 압박이 필요한지를 강조했다"며 "폼페이오는 자기 영역에 대한 나의 '간섭'에 발끈했다"고 밝혔다.

그는 "비건이 보여준 분명한 약점"이 패트릭 섀너핸 국방부 장관 대행,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 폼페이오 장관 등 많은 이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면서 "던퍼드의 경우 어떤 종전선언도 구속력 있는 법적 효력을 갖지 않도록 확실히 하길 원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2월 24일 하노이로 가는 길에 국무부의 북미 성명 초안을 받았다며 "북한에 의한 초안 같았다"고 혹평했다.

이 초안이 북한이 비핵화를 정의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또 다른 모호한 문구를 넘어서 그 대가로 어떤 것도 구하지 않고 백악관에서 김영철(당시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에게 했던 트럼프의 양보를 열거한 것과 같았다는 것이다.

그는 "폼페이오가 왜 그런 초안을 허용했는지 내겐 미스터리"라고 했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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