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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존 볼턴 회고록 파장

시진핑이 먼저 트럼프 재선 야욕 부추겼다...볼턴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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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2018년 G20 정상만찬서 재선 필요성 강조 트럼프, “연임 제한 헌법조항 개정해야” 맞장구 ‘관세 철폐-농산물 구매’ 빅딜의 숨겨진 배경은
한국일보

독일 베를린에 코로나19 예방 마스크를 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묘사한 벽화가 그려져 있다. 베를린=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도와달라고 부탁하기에 앞서 이미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당선 야욕을 부추긴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출간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에 따르면, 2018년 12월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로 열린 미중 정상 만찬에서 시 주석은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6년 더 함께 일하고 싶다”고 먼저 말을 꺼냈다. 2020년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할 경우 2024년까지 임기가 지속되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를 위해 대통령 임기를 연임으로 제한하는 헌법 조항을 철폐해야 한다고들 한다”고 화답하며 으스댔다. 이에 대해 볼턴 전 보좌관은 “양국 정상 간 전혀 예상치 못한 말들이 오갔다”며 “트럼프는 사실상 종신 대통령인 시진핑과 겨뤄 이기려고 애썼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시 주석은 이에 그치지 않고 “미국은 선거가 너무 많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헤어지기 싫다”고 분위기를 몰아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고 볼턴은 회고록에 적었다.

당초 이날 만찬은 양국 간 무역전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 자리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시 주석이 추임새를 넣고 트럼프 대통령이 맞장구를 치며 자화자찬하는데 여념이 없었던 것이다.

같은 달 29일 양 정상은 전화통화를 한다. 이때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이 헌법을 개정해 임기를 더 오랫동안 연장하길 바란다”고 재차 부추겼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그가 가장 원하는 임기 연장의 필요성을 계속 거론했던 셈이다.

이어 중국의 본색을 또렷이 드러냈다. 시 주석은 통화에서 “중국이 바라는 건 기존 관세를 철폐하거나 최소한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것”이라며 “중국 인민들도 그렇게 원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볼턴은 “트럼프가 이 같은 제안에 덜컥 응할까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의 제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대신 미국산 농산물 더 많이 구입해달라”며 “그러면 관세를 낮출 것”이라고 화답했다. 오로지 농민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는데 관심이 쏠렸던 것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지식재산권 등 다른 중요한 이슈는 내팽개쳤다”고 당시 상황을 평가했다.

이후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내년 11월) 대선에서 이기게 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고 볼턴은 재차 주장했다. 이처럼 시 주석은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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