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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文-金-트럼프, 정상외교 비화 폭로 ‘볼턴 회고록’ 파문…위기 가중되는 남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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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회담은 김정은 아닌 정의용 작품”

-“트럼프ㆍ김정은, 판문점 문대통령 동행 반대”

-볼턴 폭로전에 남북미 간 외교 비화 공개

-靑 당혹 속 문대통령 구상 차질 불가피

헤럴드경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 군사분계선 남측 자유의 집 인근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왼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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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남북관계가 파탄 위기에 몰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미국 워싱턴발 악재까지 덮쳤다. 존 볼턴 전(前)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벌이고 있는 폭로전에 남북미 정상간 외교 비화가 포함되면서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전략이 일부 공개되면서 남북미 관계 진전 구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볼턴 전 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출간 예정인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에서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 아이디어를 처음 제안한 것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역사적인 북미간 첫 대화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아닌 문 대통령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그는 “(2018년) 3월에 집무실에서 정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만나자는 김 위원장의 초청장을 건넸고 트럼프 대통령은 순간적인 충동으로 이를 수용했다”며 “역설적으로 정 실장은 나중에 김 위원장에게 먼저 그런 초대를 하라고 제안한 것은 자신이었다고 거의 시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모든 외교적 판당고(스페인의 열정적인 춤 이름)는 한국의 창조물이었다”고 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해 6월 30일 역사적인 남북미 판문점 회동 비화도 밝혔다. 그는 미국과 북한 모두 북미 양자간 정상회동만을 원했으나 문 대통령이 ‘동행’ 입장을 고수해 관철했다고 주장했다. 회고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의 반대 등을 이유로 수차례 거절했지만 문 대통령은 주장을 꺾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비무장지대(DMZ)내 오울렛초소까지 동행하겠다고 제안해 겨우 성사된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고위 외교안보 참모들에게 왜 한반도에 대규모 주한미군이 주둔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고 폭로했다. 최근 주독미군 감축 문제와 맞물려 주한미군 감축론이 대선 국면에서 공론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한미동맹의 핵심축이라 할 수 있는 주한미군 주둔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근본적인 인식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 북한의 도발로 먹구름이 드리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어떻게든 돌파구를 모색해보고자 했던 문 대통령의 구상에 악재가 덮친 상황이다.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은 미 대선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지만 문 대통령에게도 유탄을 떨군 셈이 됐다. 이에 청와대는 침묵을 속에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공식 문서가 아닌 만큼 반응을 내기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볼턴의 폭로를 통해 ▷미국 정부가 남북한 모두에 큰 신뢰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 ▷한반도문제가 대선을 앞둔 미 정치권에서 정파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우리 정부의 장기적 대미 외교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시켰다고 분석했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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