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日기업의 징용노동자 손해배상 사태 막아줬으면 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001년 일본 전철역에서 일본인을 구하려다 숨진 '의인' 이수현 씨의 어머니 신윤찬 씨 |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2001년 도쿄(東京)에서 선로에 추락한 일본인 취객을 구하다가 숨진 의인 이수현의 어머니 신윤찬(71) 씨가 일본 정부에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지한 사과를 요구했다.
신 씨는 22일 자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징용노동자와 위안부들에게 상처를 줬다는 점을 인정하고 진지한 마음으로 사과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진지한 마음이라는 것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준비된 원고를 읽는 것이 아니다"며 "예를 들면 아들의 기일에 사고 현장에 온 일본인 여성이 색종이에 담았던 말처럼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행동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 씨는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일본 기업이 징용노동자들에게 손해를 배상하는 사태를 막아줬으면 한다"며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른 일본의 경제지원은) 한국 정부가 국가 발전에 사용했다. 이것을 한국인이 앞다퉈 요구하면 수습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은 이웃"이라며 "단절 등은 결코 있을 수 없다. 상호 간에 다양한 사람과 계속 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아들은 만 26세이던 2001년 1월 26일 신오쿠보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 남성을 구하려고 선로에 내려갔다가 열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부산에 거주하는 신 씨는 매년 아들의 사고 현장을 방문하고 있으며, 이를 계기로 많은 일본인과 교류하고 있다.
그는 "사고가 나기 전에 저는 일본을 방문한 적이 없고 역사 인식 문제 등에서 일본인에 반감을 가진 흔한 한국인이었다"며 "사고 후 많은 일본인을 만난 덕분에 정말로 중립적으로 사물을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도, 한국에도 부족한 점이 있다고 깨달았다"면서 "한국인들 사이에는 일본에 대한 피해자 의식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접촉하면 접촉할수록 서로의 마음속에 간직한 생각을 알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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