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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1차 북미 정상회담 정의용이 김정은에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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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文과 판문점 동행 원하지 않았다"

"트럼프, 50억달러 안내면 한국서 나와라"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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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회의(NSC) 보좌관이 1차 북미정상회담 아이디어를 처음 제안한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아니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라고 주장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오는 23일(현지시간) 출간되는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에서 2018년 4월12일 정 실장을 백악관 국가안보 사무실에서 만났던 상황을 회고했다. 그는 "(2018년) 3월에 집무실에서 정 실장이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초청장을 건넸고 트럼프 대통령은 순간적인 충동으로 이를 수용했다"며 "역설적으로 정 실장은 나중에 김 위원장에게 먼저 그런 초대를 하라고 제안한 것은 자신이었다고 거의 시인했다"고 전했다.


정 실장은 특사 자격으로 평양에 다녀온 직후인 2018년 3월 8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후 가진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가능한 조기에 만나고 싶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우리의 논의에 있어 또 하나의 중요한 주제는 한국전에 대한 종전선언이었다"며 "나는 처음에는 종전선언이 북한의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는데 후에 이것이 자신의 통일 어젠다를 뒷받침하기 위한 문 대통령의 아이디어라고 의심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으로 종전 아이디어는 그것이 좋게 들린다는 점을 빼고는 (채택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는 문 대통령이 이러한 나쁜 아이디어들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권유하는데 대해 우려했다"며 "그러나 나는 결국 그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30일 판문점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이 문 대통령의 판문점 동행을 수차례에 걸쳐 거절했지만 문 대통령이 동행 입장을 계속 고수해 관철했다는 내용도 회고록에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과 달리 김 위원장이 자신에게 만나자고 요청했다고 설명하면서 문 대통령도 같이 가서 만나면 보기에 매우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볼턴 전보좌관이 전했다. 그러나 볼턴 전 보좌관은 "이는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에게 말한 것과 상반되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참석하길 바라지만 북한의 요청대로 할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말했지만 문 대통령은 그간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대통령들은 많았지만, 미국 대통령과 한국 대통령이 함께 가는 것은 처음이라며 주장을 꺾지 않았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무언가 할 말이 있다면서 '이 큰 기회를 놓치고싶지 않다', '경호처가 일정을 조율하고 있기 때문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재차 거절했지만 문 대통령이 DMZ내 오울렛초소까지 동행하겠다면서 그다음에 무엇을 할지는 그때 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으로부터 주한미군 주둔 비용으로 50억 달러를 받지 못하면 미군을 철수하라고 위협했다고도 주장했다.


회고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문제 등에 관한 회의를 하던 중 한국에서 진행 중이던 한미연합훈련을 가리키면서 "그 워게임은 큰 실수"라며 "우리가 (한국의 미군기지 지원으로) 50억 달러 합의를 얻어내지 못한다면 거기에서 나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 정신병자와 평화를 이뤄내려고 노력 중"이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언급한 뒤 이같이 말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적었다. 그가 언급한 '워게임'은 작년 8월 진행된 한미 연합지휘소 훈련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목한 정신병자는 김 위원장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한국에서 무역으로 380억 달러를 잃고 있다. 거기에서나오자"라고 강조했고, 당시 한미 훈련에 대해서도 "이틀 안에 끝내라. 하루도 연장하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앞서 볼턴 전 보좌관이 같은해 7월 방위비 분담금 협상차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뒤 워싱턴DC로 돌아와 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80억 달러(일본)와 50억 달러(한국)를 각각 얻어내는 방식은 모든 미군을 철수한다고 위협하는 것"이라고 지시했다. 이어 "그것이 당신을 매우 강한 협상 지위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추가 보고를 받은 후 "이것은 돈을 요구하기에좋은 타이밍"이라면서 "존(볼턴 전 보좌관)이 올해 10억 달러를 가져왔는데 미사일 때문에 50억 달러를 얻게 될 것"이라고 공공연히 말했다고 회고록에 적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주둔국들이 기지 비용에 '플러스 50%'를 더 내야 한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갖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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