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조선중앙TV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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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변덕스럽고 한국은 유약해. 절대 핵을 포기하지 말고 내 편으로 붙어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이 같은 조언을 했을 것이라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018년 8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한 내용이다.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의 여세를 몰아 7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하지만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와 ‘빈 손’ 논란이 일 때였다.
볼턴 전 보좌관은 23일 출간할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에서 “트럼프는 시진핑이 김정은에게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했다”며 “수년 간 이 문제에 관여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대통령의 생각을 일깨우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회담과 이듬해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직전 연거푸 중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에 앞서 시 주석과 먼저 의논하는 패턴을 보였다. 자연히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김 위원장의 뒤에 어른거리는 시 주석의 그림자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회고록에 따르면, 볼턴 전 보좌관은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트럼프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북한을 남한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미국은 변덕스럽고 일관성이 없으니 절대 믿지 말고, 문재인 대통령은 평화주의자이지만 유약한 만큼 당신(김정은)의 유일한 선택은 결국 나와 붙어있는 것”이라고 강조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의 보고서에는 “핵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미국으로부터 실질적인 재정지원을 받고, 권력을 놓지 않아야 한다”면서 “미국과 협상을 계속하다 보면 오래지 않아 평양의 나무에 매달리는 신세가 될 수도 있으니 장담컨대 핵무기와 미사일을 계속 숨기면서 내(시진핑) 곁에 있는 것이 상책”이라고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조언했을 것이라는 내용도 담겨 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더 나아가 “어떠한 유엔 제재도 위반하지 않고 중국이 북한에 물자를 지원해주겠다”면서 “머지 않아 한국은 잘 익은 과일처럼 북한에게 굴러들어갈 테니 길게 생각해보고 승리하는 쪽에 서길 바란다”며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을 향해 장담했을 것이라고 적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 같은 내용의 1장짜리 보고서를 트럼프 대통령이 읽었지만 이후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내가 추정한 시 주석의 발언 내용이 실제 사실과 일치한다는 점을 최소한 트럼프 대통령도 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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