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23일 출간 예정 회고록서 주장
"김정은 열차타고 먼 길 왔는데…
트럼프 만족 못해 기분이 좋지 않다"
트럼프 제안엔 웃으며 "그럴 순 없다"
"회담 결렬 뒤 트럼프 아쉬워 해"
트윗 날리며 '김정은과 협상 재개' 원해
"비행기로 북한에 바래다주겠다." (트럼프)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에 오갔다는 얘기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3일(현지시간) 출간 예정인 『그 일이 있었던 방: 백악관 회고록』에 담은 하노이 정상회담 후일담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 확대회담을 했다고 노동신문이 1일 보도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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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은 지난해 2월 28일 있었던 2차 북·미 회담 상황을 회고록에 자세히 소개했다. 볼턴은 자신이 배석했던 이 날 밤 확대 정상회담에서의 에피소드를 전하면서 이 얘기를 꺼냈다.
먼저 트럼프는 확대 회담이 시작되자 김정은에게 "(참모들과) 휴식시간에 어떤 얘기를 나눴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정은이 "(지금까지 논의됐던 것과 비교해 아주 새로운) 제안을 갖고 먼 하노이까지 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만족을 못 하니 기분이 좋지 않다"고 답했다고 한다.
김정은은 평양에서부터 열차를 이용해 '먼 길을 왔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트럼프는 미국이 생각하는 비핵화에 대한 자료를 건넸는데, 여기엔 비핵화로 얻을 북한의 '밝은 미래'에 대한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는 것이 볼턴의 주장이다.
이어 트럼프가 "예정된 만찬을 취소하고 (내) 비행기로 북한까지 데려다주겠다"고 말했다고 볼턴은 책에 썼다. 하지만 김정은은 웃으며 "그렇게 할 순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트럼프도 진심은 아니었다는 듯 "(실현된다면) 꽤 그럴듯한 그림이 될 것"이라고 마무리했다고 한다.
볼턴은 회고록을 통해 "(김정은이) 비행기를 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 때 판문점이나 평양에서 만나기를 원했다고 지적하면서다. 볼턴은 "(김정은이) 곧 부서질지도 모르는 비행기를 타고 (미국이 회담 장소로 제안했던) 제네바나 싱가포르까지 갈 수 없고, 평양에서 너무 멀리 떨어지는 것도 달가워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김정은은 싱가포르 회담 때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전용기를 빌려 타고 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지난해 2월 28일 종료됐다. 당시 베트남 하노이 베트남-소련 우전노동문화궁전에 마련된 국제미디어센터에서 취재진이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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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은 회고록에서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뒤 트럼프가 나중에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인지, 김정은을 달래기 위한 맞춤형 트윗을 날렸다고 했다.
지난해 3월 21일 미 재무부가 북한과 불법 환적 의심을 받는 중국 회사 두 곳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자, 트럼프는 "나는 오늘 그러한 추가 제재들의 철회를 지시했다!"는 트윗을 보냈다. 볼턴과 믹 멀베니 비서실장이 만류했지만, 트럼프는 '하노이 노딜'을 후회하면서 김정은과 다시 협상하기를 원했다고 한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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