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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투' 운동과 사회 이슈

“가해자 일탈 아닌 시스템 문제”…미술계 미투 ‘연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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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의혹’ 청년예술사업

참여자들 작업 중단 선언

“재조사 및 재발 방지 촉구”

[경향신문]

경향신문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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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미술인 ㄱ씨의 성희롱 의혹(경향신문 6월19일자 8면 보도)이 제기되면서 해당 의혹이 발생했던 사업인 서울문화재단 청년예술청 ‘콜렉티브 충정로’ 참여 예술인들과 여성예술단체들이 피해자 연대 성명을 발표했다.

‘청년예술청 콜렉티브 충정로 개관 프로젝트 기획단’은 21일 입장문을 내고 “6월25일 온라인 전시를 시작으로 예정된 해당 사업 개관 프로젝트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피해자의 상황이 현재 활동하는 참여 예술인들의 일이 될 수도 있었다는 점에 공포를 느낀다. 재단이 예술감독(ㄱ씨) 사퇴 이후 어떤 대책 마련이나 추가적 피해 조사 없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고 했다.

이들은 재발방지 대책과 재조사를 요구했다. 단체는 “이런 상황에 개관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이벤트를 벌이는 것은 피해자의 용기있는 행동을 퇴색시키는 행동이라고 판단한다. 피해자 대책 위원회에서 요구한 사건에 관한 재단의 명백한 입장 표명, 추가적인 피해 규명을 위한 재조사, 재발방지 대책 확립이 이뤄지기 전까지 개관 프로젝트 진행을 중단한다”고 했다.

여성예술단체들도 잇따라 연대 성명을 발표했다. ‘부산문화예술계 반성폭력연대’는 이날 “해당 사건에 대해 가해 행위자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문화예술계 성희롱 문제해결 시스템 부재, 미술공동체 내 자정작용 부재가 또 다른 피해를 만들어내는 현실을 반영한다고 느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용기 내어 말하고 행동해준 피해자와 대책위 활동을 지지한다”고 했다.

이들은 예술인 권리 보호를 위한 제도가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대다수가 프리랜서 종사자인 예술인들은 성희롱 문제에 있어 현행법이 적용되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들의 취약한 지위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의 예술인권리보장법은 20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단체는 “사건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해당 공공기관과 문체부는 문화예술계 성희롱사건을 조사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주길 요청한다”고 했다. 페미니즘 시각예술가 그룹 ‘노뉴워크’, ‘WSW’(We are still working) 등도 연대 성명을 발표했다.

피해자 ㄴ·ㄷ씨는 지난해 11월11일 콜렉티브 충정로 진행 관련 회의를 위해 만난 자리에서 ㄱ씨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ㄱ씨는 해당 사업의 기획·운영감독이었고 ㄴ·ㄷ씨는 참여 작업자로 예정됐다. ‘미술계 Y 성희롱 사건 해결을 위한 대책위’는 추가 피해 제보를 접수하며 대응에 나섰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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