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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대똥령 박근혜 담뱃재 문재인' 북한, 대남삐라 살포 지난 10년 어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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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똥령 박근혜 정치오물, 전쟁광녀, 미친개 잡듯 때려잡자"

2016년 1월 북한 4차 핵실험…박근혜 정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북한, 대남 전단 살포 본격화…최근 문 대통령 얼굴 인쇄 전단에 담뱃재 사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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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이 살포한 것으로 보이는 대남 선전용 전단.사진은 2016년 2월3일 발견된 북한의 대남 전단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하는 문구와 그림을 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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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북한이 21일 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대남전단(삐라) 살포를 "변경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전날(20일) 북한의 대남삐라살포계획에 '유감'을 표명하며 중단을 요구한 데 대한 입장이다.


통전부 대변인은 전날 통일부가 "우리의 대남삐라살포계획이 북남합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광언패설을 토하였다"며 "여직껏 자기들이 해온짓이 있는데 어떻게 그렇게도 당돌스레 유감이요,위반이요 하는 말을 입에 담을수 있는가"라고 했다.


통전부는 "전체 인민의 의사에 따라 계획되고있는 대남보복삐라살포투쟁은 그 어떤 합의나 원칙에 구속되거나 고려되지 않을 것이라는것을 재삼 분명히 밝힌다"며 "이번 기회에 남조선당국자들이 늘쌍 입에 달고 사는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똑같이 한번 제대로 당해보아야 우리가 느끼는 혐오감을 조금이나마 리해하고 그것이 얼마나 기분더러운것인지 똑똑히 알게 될 것"이라 했다.


◆ 이명박 정부 당시 남북관계 악화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북한, 대남 전단 살포로 맞대응


대남 전단 살포는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체결과 2000년 남북 상호비방 중지 합의에 따라 한동안 중단됐다. 2007년에는 경찰청이 북한 불온선전물 수거·처리규칙을 폐지해 학용품 등을 지급하는 포상도 사라졌다.


그러나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남북관계 악화로 상호 비방과 심리전이 재개됐고 이후 대남 전단 살포도 다시 시작됐다.


여기에 박근혜 정부가 2016년 1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대응 차원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면서, 북한은 대남 전단 살포를 본격적으로 재개했다.


대남 전단은 경기도와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뿌려졌다. 북한의 군사도발이 극심했던 2017년 10월에는 청와대 경내에서 대남 전단이 발견되기도 했다.


전단에는 '김정은 최고영도자님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단호히 성명' 등 문구가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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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남 선전용 전단(삐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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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패당 미친개 때려잡자' , '대똥령 박근혜', 원색적이고 노골적인 비하


이에 앞서 2016년 1월13일 서울과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 가로 12㎝, 세로 4.5㎝ 크기의 컬러 용지 삐라가 발견됐다. 삐라에는 '대북 심리 전 방송 재개하여 북남관계 악화시킨 박근혜 패당 미친개 잡듯 때려잡자!', '미국은 시대착오적인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당장 포기하라!' 등의 구호가 적혀 있었다.


또 다른 대남 삐라에는 '대똥령 박근혜' 등 박 전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비하하는 문구와 그림 등이 담겨져 있었다.


이어 18일 서울 도봉구 창동 초안산근린공원 인근 계곡에서 삐라 3만∼5만 장이 발견됐다. 삐라에는 "민심 외면한 전쟁광녀!", "북 도발로 자기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바보 짓을 더 이상 하지 말라!" 등 박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같은 해 11월 24일 인천의 한 주택가에서 발견된 삐라 역시 박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이 담겼다. 박 전 대통령을 '×× 마녀'라고 비난하는 내용과 '종미 굴종의 상징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막자'는 문구 등이 담겼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과 핵무장 필요성을 선전하는 내용도 있었다.


또 '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과 박 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진행 중인 2016년 말에는 '현 정부는 각성하라'는 제목의 전단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 전단에는 '촛불민심을 외면한다면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라는 문구가 담겨있었다.


2017년 5월에도 북한은 우리 정부와 미국의 대북정책을 비난하는 내용 등이 담긴 대남전단을 살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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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20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과 문래동 일대서 발견된 대남 전단.


◆ 대북 전단 90% 이상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살포


북한의 대남 전단 살포에 이어 지난 12년간 경찰이 대북전단 살포 금지 조치를 한 사례 중 90% 이상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이뤄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통일부로부터 받은 '연도별 대북 전단 살포 현황'에 따르면 탈북민 단체는 2010년부터 최근까지 94번에 걸쳐 총 1923만9000장의 전단을 살포했다. 이 중 17번은 살포된 양이 집계되지 않았다.


전단 수량은 점차 늘어났다. 최초 집계인 2010년 2월16일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북한에 보낸 전단은 3만장 가량이었다. 이후 점차 늘어나 10만장을 넘었다.


2016년 2월11일 '인민의소리'가 102만장을 날려 보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올해 들어서는 50만장으로 수량이 고정됐다.


대북 전단뿐만 아니라 남한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영상, 컵라면, 1달러 지폐 등도 함께 보내기도 했다. 영상의 경우 과거에는 DVD로 보냈지만, 최근에는 USB로 매체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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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15일 경기 파주시 낙하 IC 인근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이 북한 핵실험을 규탄하는 대형 플래카드를 날리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전단 살포를 가장 많이 한 단체는 탈북민인 박상학 대표가 이끄는 자유북한운동연합이었다. 10년간 총 65번 대북 전단을 날려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시기로 보면 이명박 정부에서 총 세 차례 경찰의 대북전단 살포금지 통제가 있었다. 2008년 12월2일엔 자유북한운동연합이 경기 파주 일대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하다 경찰에 제지를 받았고, 이후 2012년 10월 2차례 추가로 경찰 제지가 있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선 총 8건으로 나타났다. 2013년 5월과 6월 각 한 차례씩, 2014년 한 차례, 2015년 네 차례, 2016년 한 차례 대북 전단이 살포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2018년 5월5일 자유북한운동연합이 경기 파주 일대에서 시도했던 한 차례 경찰의 제지가 있었다.


대북전단 살포 주체는 12건 중 자유북한운동연합이 9건을 차지해 가장 많은 활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과 북한민주화추진연합회 등이 뒤를 이었다. 살포 시도 장소는 대부분 북한 접경지 경기 파주에 몰렸다. 김포 지역도 한 차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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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대규모 대남삐라(전단) 살포를 위한 준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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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 대통령 얼굴 인쇄 전단에 담뱃재…北, 대남 전단 준비


전단 살포를 둘러싼 남북 갈등이 격화하면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0일 오전 '격앙된 대적의지의 분출 대규모적인 대남삐라 살포 투쟁을 위한 준비 본격적으로 추진'이란 제목를 통해 대남 삐라 살포 계획을 밝혔다.


중앙통신은 "우리의 가장 신성한 최고존엄을 건드리며 전체 조선인민을 참을 수 없게 모독한 쓰레기들과 배신자들에 대한 분노와 보복응징의 열기가 더욱 극렬해지고 있다"며 "우리 인민의 보복 성전은 죄악의 무리를 단죄하는 대남 삐라살포 투쟁으로 넘어갔다"고 전했다.


이어 "출판기관들에서는 북남합의에 담은 온 겨레의 희망과 기대를 2년 세월 요사스러운 말치레로 우롱해온 남조선 당국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들씌울 대적 삐라들을 찍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통신은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면서 주민들이 마스크를 낀 채 인쇄·정리하는 현장 사진도 여러 장 공개했다.


특히, 컵을 들고 무엇인가를 마시는 문재인 대통령 얼굴 위에 '다 잡수셨네…북남합의서까지'라는 문구를 합성한 전단 더미 위에 담배꽁초를 던져놓은 사진도 공개했다.


해당 사진은 북한 주민들도 보는 대내 매체인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2면에도 실렸다. 북한은 지난 17일 인민군 총참모부 입장문을 통해 남한을 향한 대적(對敵) 군사행동 계획을 공개하면서 '인민들의 대규모 대적 삐라 살포 투쟁'을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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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대규모 대남삐라(전단) 살포를 위한 준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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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남 전단 살포 방침에 정부는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통일부는 이날 배포한 '북한의 대남전단 살포 준비 관련 정부 입장' 자료를 통해 "북한이 금일 보도매체를 통해 대규모 대남 비방 전단 살포 계획을 밝힌 것은 매우 유감이며,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북한의 이러한 행위는 남북간 합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며, 남북 사이의 잘못된 관행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화시키는 조치이자,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통일부는 정부가 국내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점도 밝혔다.


통일부는 "우리 정부는 일부 민간단체들의 대북 전단 및 물품 등 살포행위에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면서 "정부와 경찰, 접경지역의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하여 일체의 살포 행위가 원천 봉쇄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단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련 단체들을 국내법 위반으로 엄정하게 처벌하여, 이러한 행위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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