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여권 주자와 큰 격차… 야권만의 지지율에서 10% 넘는 후보도 없어
2017년 대선에서 당시 대선 후보로 방송 토론회에 참석한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홍준표 의원(왼쪽부터) / 경향신문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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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키재기.’
최근 범야권의 차기 대권주자에 대한 평가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야권 대권주자끼리의 지지율 조사에서도 10%를 넘는 대권주자가 없다”며 “지금은 (보수 진영에서) 누구를 대표주자로 내세울지를 살피는 탐색기”라고 말했다. <쿠키뉴스>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월 8∼9일 실시한 여론조사(전화면접 50%, ARS 50%)에서 야권 대권주자만의 지지율을 보면 선두권 5명의 정치인이 6∼8%대에서 서로 비슷했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8.8%,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8.3%, 홍준표 의원 6.5%, 오세훈 전 서울시장 6.3%, 황교안 전 대표 6.0%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인터넷 홈페이지 참조) ‘지지후보 없음’은 무려 47%에 달했다.
총선 전 1위 황교안, 계속 하락
이 조사는 4월 총선 직후인 4월 18∼20일 실시한 여론조사(<쿠키뉴스> 의뢰, 한길리서치 조사)와는 다른 흐름이었다. 4월 조사에서 야권 대권주자 중 1위는 홍준표 의원으로 10.6%였다. 안철수 대표가 8.5%, 오세훈 전 시장이 7.9%, 유승민 전 의원이 7.5%, 황교안 전 대표가 4.2%였다. ‘지지후보 없음’은 45.9%였다.
4월 총선 전과 직후, 두 달 후를 비교하면 야권 대권주자 지지율의 흐름이 드러난다. 총선 이전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던 황 전 대표는 총선 직후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다. 대구 수성을 지역구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홍 의원은 총선 직후 반짝 1위를 차지했다가 가라앉는 모양새다. 홍형식 소장은 “4월 이후 황 전 대표와 홍 의원이 떨어지는 양상이고, 유승민 전 의원·안철수 대표·오세훈 전 시장은 미미하나마 상승 추세”라면서 “보수 진영에서는 버리는 카드와 지켜보는 카드로 나뉘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기관의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쿠키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5월 30일∼6월 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범야권 대권주자의 지지율은 홍준표 의원이 11.2%, 안철수 대표 11.1%, 오세훈 전 시장 10.5%, 유승민 전 의원 9.1%, 황교안 전 대표 6.7% 순이었다. ‘지지후보 없음’은 31.4%였다. <미디어오늘>이 리서치뷰에 의뢰해 5월 28∼3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홍준표 의원은 9%, 안철수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이 각각 8%, 황교안 전 대표가 7%, 오세훈 전 시장이 6%,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5%(범보수진영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조사)였다. ‘지지후보 없음’은 32%였다. 유력한 후보 없이 여러 후보가 거의 한 자릿수 지지율로 난립하고 있는 상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총선 패배로 황 전 대표의 지지율이 추락했고, 이후 보수 진영에서 대안 주자가 부각되지 않고 있다”며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등장으로 다른 주자가 부각될 여건이 차단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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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를 포함한 여론조사에서 범보수 진영의 차기 대권주자는 범진보 진영의 차기 대권주자에 비해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갤럽이 6월 9∼11일 실시한 6월 둘째 주 정기 여론조사에서 대권주자 1위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28%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2%의 지지율로 2위를 차지했다. 여권에 비해 야권의 지지율은 저조했다. 안철수 대표가 2%, 홍준표 의원 2%, 황교안 전 대표 1%였다.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지사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수치다. 범보수 진영의 후보로는 황 전 대표가 4월 총선 전 갤럽조사(4월 둘째 주 정기조사)에서 8%를 차지한 것이 가장 높은 수치였다. 총선 이후 보수 진영의 후보는 전체 선호도 조사에 숫자다운 숫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엄경영 소장은 “총선 이후 여론조사에서 야권 지지층이 와해되거나 침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보수 진영이 20% 전후로 축소됐다”고 말했다. 총선 참패가 보수 진영의 차기 대권주자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여·야 전체 지지율에서는 2%대 불과
최근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의 외연 확장 전략과 관련해, 여론조사에서 특히 눈여겨볼 만한 수치가 있다. 한길리서치의 6월 조사에서 유승민 전 의원은 18∼29세, 30대에서 다른 후보보다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지역으로는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안철수 대표는 수도권과 대구·경북에서 높은 지지율을 얻었고, 홍준표 의원은 대구·경북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황교안 전 대표는 60대 이상에서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홍 의원과 황 전 대표가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에서 지지율이 높은 반면, 유 전 의원과 안 대표는 중도층에서 다른 보수 후보보다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야권 대권주자의 ‘도토리 키재기’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엄경영 소장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재·보궐선거가 임박해야 야권에서 대표주자가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내년 4월 재·보궐 선거 이후에야 야권 대권주자들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 야권 대권주자의 지지율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40대 경제전문가를 새로운 대권주자로 키우겠다”고 말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기존의 예비 대권주자 외에 새로운 인물을 키우겠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외부에서 뜻밖의 주자가 등장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장성철 소장은 “외국처럼 젊은 시절부터 정치판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으면 가능하겠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아무런 정치적 경험 없이 ‘짠’ 하고 나타날 40대 대권주자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호우 선임기자 ho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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