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이천 서희 청소년문화센터에서 열린 합동 영결식에 참석, 추도사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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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이천)=이영규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이천 물류참사 합동 영결식에 참석해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경기도는 노동경찰 확대와 지방정부의 노동경찰권 확보 등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 이천 서희 청소년문화센터에서 열린 '한익스프레스 화재사고 합동영결식'에 참석해 "우리 모두는 (이천)참사의 원인을 너무 잘 알고 있다"며 "최소한의 안전조치 마저 작동하지 않은 노동현장의 열악한 환경, 그리고 제도미비와 인력부족을 핑계 삼아 위험한 불법 작업현장을 방치함으로써 생긴 명백한 인재"라고 규정했다.
그는 그러면서 "불법으로 인한 처벌이나 책임보다 불법으로 얻는 이익이 더 크게 보장되는 한 참사는 되풀이 될 것"이라며 "사람 목숨 값보다 절감되는 공사비가 더 많은 상황에서 돈을 위해 사람 목숨이 희생되는 것은 필연"이라고 안타까운 현실을 꼬집었다.
이 지사는 따라서 "사람의 목숨보다 돈을 중시하는 풍토를 고쳐야 한다"며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노동자에게 책임을 미루는 것이 아니라 사업장과 사업주를 제재해야 하고, 엄정한 형사책임과 징벌배상으로 책임을 엄정하게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당장 권한이 없다고 손 놓고 있지 않겠다"며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고, 나아가 '노동경찰 확대'와 '지방정부의 노동경찰권 확보'로 예견된 비극을 막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노동이 존중 받는 세상, 노동자의 목숨도 존중되는 세상, 사업자의 이익보다 사람의 목숨이 먼저인 세상을 만드는 것, 그것이 남은 우리의 책임이자 사명"이라며 "불법으로 생명을 위협하며 이득을 얻을 수 없는 공정하고 안전한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추도식 참석 후 페이스북에 올린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이 없어야 합니다'라는 글을 통해 "돈을 벌겠다고 노동자를 사지에 몰아넣는 산업 현장, 불법을 방치하는 현실을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만들어 엄중하게 처벌하고, 징벌배상법을 도입해 산재위험을 방치하며 얻는 부당이득을 박탈하고, 근로감독관 증원과 근로감독기능을 지방정부와 공유시켜 위법현장을 철저히 감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일 이천 서희 청소년문화센터에서 열린 합동 영결식에 참석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맨앞쪽 오른쪽 두번째)가 추도식 도중 눈물을 닦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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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는 국회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징벌배상법, 지방정부의 노동특별사법경찰권 인정 법률 제정을 요청한 상태다.
이천 물류참사는 지난 4월29일 오후 1시32분께 이천시 모가면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용접 불티가 창고 벽면에 설치된 우레탄폼에 붙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불로 근로자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경찰은 용접 불티로 인해 이번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결론짓고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한익스프레스 임직원 5명과 시공사인 건우 임직원 9명, 감리단 6명, 협력업체 4명 등 24명을 입건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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