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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희종도 “윤석열, 눈치가 없는 건지… 이제 어쩔 거냐”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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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희종도 “윤석열, 눈치가 없는 건지… 이제 어쩔 거냐”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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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범여권 공세… 檢 내부선 ‘부글’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를 지낸 우희종 서울대 교수. 연합뉴스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를 지낸 우희종 서울대 교수. 연합뉴스


여당 지도부에서 처음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를 지낸 우희종 서울대 교수까지 가세하고 나섰다. 지난해 이른바 ‘조국(전 법무부 장관) 사태’ 당시부터 윤 총장과 갈등을 빚어온 여권이 그의 거취 문제를 놓고 말 그대로 ‘총 공세’에 나서는 모양새다. 양측의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 교수는 20일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지난해 (서울) 서초동과 여의도는 뜨거웠다”며 “서명까지 하며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교수·연구자만 해도 7000명이 넘었고, 백만 단위의 시민이 모여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에 저항하는 윤 총장에 대한 성토가 거리에 넘쳐났다”고 했다. 그는 또 “이번 총선에서 집권당이 과반을 넘는 일방적 결과는 윤 총장에게 빨리 거취를 정하라는 국민 목소리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눈치가 없는 것인지, 불필요한 자존심인지, 뻔한 상황인데 윤 총장은 갈수록 더 하니 이런저런 계산하는 정치인들조차 ‘이제는 그만 하시라’ 말하지 않을 수 없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 교수는 “나 역시 총선 직후 물었다만 다시 묻고자 한다”며 “윤 총장, 이제 어찌할 것이냐”라고 몰아붙였다. 그는 윤 총장을 향해 “나 자신이 서 있어야 할 곳에 서라”고도 요구했다. 이날 우 교수는 이 글과 함께 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이 윤 총장 사퇴를 촉구한 내용을 다룬 기사를 링크했다. 설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총장의 거취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갖춘 사람이라면, 나라면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총장) 임기 보장과 상관없이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이 이렇게 일어나면 물러나는 것이 상책”이라고도 했다. 그는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같은 주장을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 연합뉴스


민주당 지도부에서 윤 총장의 거취 문제가 직접적으로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설 최고위원뿐만 아니라 같은 당 박주민 최고위원과 김용민 의원도 과거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뇌물수수 사건에 대한 검찰의 위증교사 의혹 감찰 문제를 거론하며 윤 총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범여권 정당으로 분류되는 열린민주당의 황희석 최고위원과 최강욱 대표도 윤 총장과 검찰을 향한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대검찰청 청사의 모습. 뉴스1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대검찰청 청사의 모습. 뉴스1


윤 총장과 대검찰청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나, 검찰 내부에서는 여권의 윤 총장 사퇴 압박에 불만의 목소리가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검사는 세계일보의 통화에서 “정치권의 눈치를 보지 말고 수사하라는 뜻으로 검찰총장의 임기를 2년으로 보장해 놓은 것”이라며 “거대 정당에서 검찰총장의 거취를 압박하는 것은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하라’던 대통령의 지시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서도 부적절한 압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설 최고위원 등의 발언은) 정치권력이 ‘우리 편은 건들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검찰에게 던진 것과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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