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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존 볼턴 회고록 파장

트럼프 “북미관계, 볼턴이 망쳐…‘리비아 모델’에 김정은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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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비난한 볼턴 향해 18일 역공

“볼턴이 ‘리비아 모델’ 제시 멍청한 짓”

북한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 없어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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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고록 출간을 앞두고 자신을 맹비난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북미관계 악화의 책임을 돌리는 트윗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각) 오전 9시께 트위터에 “혹평을 받고 있는 볼턴의 책은 거짓말과 지어낸 이야기의 종합판”이라며 “나를 나쁘게 보이도록 하려고 애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언급했다는 우스꽝스러운 말들 대부분은 (내가) 말한 적이 없는 것들이다. 완전히 소설(fiction)”이라며 “내가 그를 해고한 데 대해 앙갚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볼턴 전 보좌관이 북한과의 협상에서 ‘리비아 모델’을 언급하는 큰 실수를 저질러, 모든 걸 망쳤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이 (미국의) 국익을 해쳤다”며 “(이전까지) 그(김정은)와 나는 꽤 사이가 좋았는데, (볼턴이 리비아 모델을 언급해) 김정은이 분통을 터뜨렸는데, 그럴만도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은 볼턴을 근처에 두고 싶어하지도 않았다. 볼턴의 멍청한 주장이 북미 관계를 크게 후퇴시켰고 지금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때) 나는 (볼턴에게) ‘도대체 뭔 생각이었냐’고 물어봤다. 그는 답을 못한 채 그저 사과했다. 그때 잘랐어야 했는데…”라고 덧붙였다.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선 핵폐기, 후 보상’ 방식의 ‘리비아 모델’을 북한에 제시한 있다. 이는 북한이 극도의 거부감을 보였던 모델이다. 미국은 2003년 리비아와의 협상에서 핵무기 포기를 끌어내고, 2년이 지난 뒤 경제적 보상을 이행했다. 그러나 리비아 독재정권의 지도자였던 무아마르 카다피는 2011년 반정부 시위로 퇴진한 뒤 반군에 의해 사살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9년 볼턴을 경질한 직후에도 그의 대북 협상전략을 비판하면서 북핵 협상 과정에서 그가 ‘리비아 모델’을 언급했던 것에 대해 “매우 큰 실수”, “재앙”이라며 “그 발언이 (북한 비핵화 협상에) 차질을 빚게 했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은 북미관계 교착의 책임을 볼턴 전 보좌관에게 돌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북한과 김정은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북한이 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이후 트윗이나 인터뷰 등에서 이날 현재까지 별다른 비난 등 북한 관련 발언을 하지 않고 있다.

이와 별도로 트럼프는 볼턴을 향해 정신병자를 뜻하는 ‘병든 강아지’(sick puppy)라 지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30일 코로나19 대응 부실을 지적한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이 표현(a sick puppy)을 쓴 바 있고, 지난 2017년 1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조롱할 때도 이 표현을 썼다.

앞서 볼턴 전 보좌관은 17일 <에이비시>(A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직에 부적합하다. 직무를 수행할 능력도 없다”고 비난했다. 또 지난해 판문점에서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에 대해서도 “트럼프는 사진촬영과 언론 반응에만 관심을 기울였다”며 “그런 회동이 미국의 협상 위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는 관심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볼턴은 오는 23일 트럼프 행정부에서 겪은 백악관 경험담을 담은 자신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을 출간한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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