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가 여권 고위층 연결해줘”
“여당 의원에 현금·양복 선물” 주장
라임자산운용의 ‘전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정치권 인사 등을 연결해준 이아무개 스타모빌리티 대표가 검찰에 체포됐다. <광주 문화방송(MBC)> 사장 출신인 이 대표는 김 전 회장과 여권 인사들의 ‘연결고리’로 꼽히는 인물이어서, ‘라임 사태’와 관련한 김 전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조상원)는 17일 오전 8시께 서울 송파구 자택에서 이 대표를 체포했다. 김 전 회장은 검찰 조사 등에서 “이 대표가 여권 고위층과 나를 연결해줬다”고 주장해왔다. <광주 문화방송> 기자 출신으로 사장까지 오른 이씨는 광주 출신 사업가인 김 전 회장과 알고 지내면서 친분이 있던 정관계 인사들을 소개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스타모빌리티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 대표를 두고 김 전 회장은 ‘정관계 로비 목적으로 영입했다’고 주장해왔다.
이 대표가 체포되면서 그동안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에 초점이 맞춰졌던 검찰 수사가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라임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회사 관계자들이 여권 인사들에게 사태를 무마하기 위해 로비에 나섰다는 의혹이다. 이 대표는 횡령, 증거인멸 혐의 등을 받고 있지만, 검찰은 그를 로비 의혹과 관련한 정관계 수사로 나아갈 ‘열쇠’로 보고 있다. 라임 사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아무개 전 청와대 행정관도 검찰 조사에서 “이 대표를 통해 김 전 회장이 로비하고 다닌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구속 중인 김 전 회장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이 대표에게서 더불어민주당 ㄱ의원을 소개받아 현금 수천만원과 고급 양복을 건넸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ㄱ의원이 2016년 선거운동을 할 때 이 대표와 함께 그의 선거사무실에서 만나 봉투에 담긴 현금 수천만원을 건넸고, 당선 뒤엔 고급 양복도 선물했다는 주장이다. 2015년에는 이 대표가 ㄱ의원을 비롯한 정관계 인사들과 함께 필리핀으로 여행을 갔을 때 김 전 회장이 리조트 비용을 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수사팀은 이 대표에게 ㄱ의원과 관련된 의혹을 집중적으로 캐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는 이날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ㄱ의원에게 여러 차례 전화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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