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개혁·ASF·코로나19·대북전단 초소…경제 뿌리째 '휘청'
접경지 주민 재개된 군 장병 외출 지속 여부에 촉각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탱크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벌렁거리네요."
최전방 지역인 강원 화천군 일명 사방거리에서 음식점을 하는 이모(57·여)씨는 18일 평소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이동하는 탱크 소리에도 '무슨 일이 일어났나' 냉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씨는 이날 인근 군부대에서 영외급식으로 40여 명이 찾은 탓에 하루 고비를 넘겼지만, 긴장이 고조되면 군인의 영내 대기가 많아질 수밖에 없어 가뜩이나 위축된 경기가 더 길어질까 봐 근심이 이만저만 아니다.
사방거리는 평소 평일처럼 평온한 듯 한산하지만, 분위기 탓인지 적막감이 엄습했다.
최전방 안보관광지인 평화의댐 공원에 부는 볕 따스한 바람은 군사적 긴장감에 겨울처럼 차갑게 느껴진다.
철원의 고석정 관광지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민통선 일대 관광이 중단, 지난해보다 30% 넘게 관광객 발길이 끊겼다.
최근 남북관계 경색 분위기는 강원도 내 접경지역 경기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
긴급생활지원금 등으로 지역 상경기가 가까스로 회복 조짐을 보이던 중 예기치 못한 이번 북한발 리스크는 접경지를 한겨울로 되돌려 내놓았다.
게다가 최근 대북전단 살포 방지를 위해 지자체와 경찰이 24시간 감시초소를 설치해 불안감을 가중하고 있다.
철원 최북단 마을인 대마리 등 마을 곳곳에는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촉구하는 현수막도 눈에 띈다.
지난해부터 전국에서 가장 많은 ASF 발생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그나마 지역 경기에 도움을 주었던 산천어축제도 이상기온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후 터지기 시작한 코로나19 국내 확진사례로 인해 지역 주민보다 많은 주둔 군부대 장병들의 외출·외박이 전면 통제됐다.
최근 들어서야 장병 평일 외출이 재개되고, 화천군과 정부재난지원금으로 1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이 풀려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남북 관계 긴장으로 장병 외출이 또다시 중단될까 봐 대다수 주민과 상인은 전전긍긍 속앓이만 하고 있다.
주민 김모(36·사내면)씨는 "재난지원금도 미뤄왔던 재료를 구입하고, 생활비로 쓰는 등 거의 바닥났다"며 "장병 외출마저 중단된다면, 이제는 정말 가재도구라도 내다 팔아야 할 판"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일부 주민은 지난 2015년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으로 생업을 포기한 채 사흘간 대피소 생활을 했던 일이 다시 벌어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군부대가 아직 정상적으로 장병 평일 외출을 하고 있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을 움켜쥐고 긴장 속에 하루를 보내고 있다.
접경지 지자체는 남북 간 긴장 사태가 길어질 경우 미칠 파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미 재정안정화기금 등이 긴급생활안정지원금으로 대다수 소진된 데다 군부대의 지원이 없다면 소상공인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마땅한 대안 마련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화천군 관계자는 "남북 관계 긴장이 계속된다면 당분간 지역경기는 개점 휴업 상태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대책에 고민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ha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최전방 지역인 강원 화천군 일명 사방거리에서 음식점을 하는 이모(57·여)씨는 18일 평소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이동하는 탱크 소리에도 '무슨 일이 일어났나' 냉가슴을 쓸어내렸다.
최전방 대비 태세 강화 |
이씨는 이날 인근 군부대에서 영외급식으로 40여 명이 찾은 탓에 하루 고비를 넘겼지만, 긴장이 고조되면 군인의 영내 대기가 많아질 수밖에 없어 가뜩이나 위축된 경기가 더 길어질까 봐 근심이 이만저만 아니다.
사방거리는 평소 평일처럼 평온한 듯 한산하지만, 분위기 탓인지 적막감이 엄습했다.
최전방 안보관광지인 평화의댐 공원에 부는 볕 따스한 바람은 군사적 긴장감에 겨울처럼 차갑게 느껴진다.
화천 평화의댐 공원 노벨평화상 수상자 평화 메시지와 핸드프린팅 |
철원의 고석정 관광지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민통선 일대 관광이 중단, 지난해보다 30% 넘게 관광객 발길이 끊겼다.
최근 남북관계 경색 분위기는 강원도 내 접경지역 경기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
지난해 9월 발생한 ASF 확산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방개혁 2.0으로 부대 해체 추진 등 최악의 상황에 부닥쳤다.
긴급생활지원금 등으로 지역 상경기가 가까스로 회복 조짐을 보이던 중 예기치 못한 이번 북한발 리스크는 접경지를 한겨울로 되돌려 내놓았다.
게다가 최근 대북전단 살포 방지를 위해 지자체와 경찰이 24시간 감시초소를 설치해 불안감을 가중하고 있다.
철원 최북단 마을인 대마리 등 마을 곳곳에는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촉구하는 현수막도 눈에 띈다.
대다수 접경지역이 마찬가지 상황이지만, 화천군은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지난해부터 전국에서 가장 많은 ASF 발생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그나마 지역 경기에 도움을 주었던 산천어축제도 이상기온에 큰 타격을 입었다.
한적한 최전방 마을 |
이후 터지기 시작한 코로나19 국내 확진사례로 인해 지역 주민보다 많은 주둔 군부대 장병들의 외출·외박이 전면 통제됐다.
설상가상 국방개혁 2.0으로 육군 27사단 해체가 추진돼 이 일대 상경기는 쑥대밭으로 변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야 장병 평일 외출이 재개되고, 화천군과 정부재난지원금으로 1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이 풀려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남북 관계 긴장으로 장병 외출이 또다시 중단될까 봐 대다수 주민과 상인은 전전긍긍 속앓이만 하고 있다.
주민 김모(36·사내면)씨는 "재난지원금도 미뤄왔던 재료를 구입하고, 생활비로 쓰는 등 거의 바닥났다"며 "장병 외출마저 중단된다면, 이제는 정말 가재도구라도 내다 팔아야 할 판"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한적한 최전방 마을식당 |
일부 주민은 지난 2015년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으로 생업을 포기한 채 사흘간 대피소 생활을 했던 일이 다시 벌어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군부대가 아직 정상적으로 장병 평일 외출을 하고 있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을 움켜쥐고 긴장 속에 하루를 보내고 있다.
접경지 지자체는 남북 간 긴장 사태가 길어질 경우 미칠 파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미 재정안정화기금 등이 긴급생활안정지원금으로 대다수 소진된 데다 군부대의 지원이 없다면 소상공인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마땅한 대안 마련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화천군 관계자는 "남북 관계 긴장이 계속된다면 당분간 지역경기는 개점 휴업 상태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대책에 고민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h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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