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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볼턴, "트럼프 시진핑에 재선 구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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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트럼프의 친중 행보에 날선 비판

"폼페이오, 文-트럼프 통화 후 심장마비가 온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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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한 전화 통화에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이 "심장마비가 온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무시했다는 내용도 소개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대화를 끌어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을 무시했다고 전한 것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당시 폼페이오가 중동에서 한 전화 통화를 들었는데 심장마비가 온다는 농담으로 경멸을 표현했다"며 "죽음에 가까운 경험이었다고 조롱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은 17일(현지시간)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을 소개하면서 "볼턴 전 보좌관의 책에는 폼페이오 장관을 비롯한 최측근이 트럼프 대통령을 등 뒤에서 날카롭게 비판하는 사례가 가득 차 있다"고 전했다. 회고록은 오는 23일 출간 예정인데 전날 출간 금지 소송이 들어오자 이날 WP와 NYT 등 주요 언론에 핵심 내용이 보도됐다.


볼턴 전 보좌관의 저서에는 싱가포르 정상회담 내용이 구체적으로 소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의 세부 사항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은 채 싱가포르 회담을 단순히 '홍보행사'로 여겼다고 혹평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내게 알맹이 없는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승리를 선언한 뒤 그 지역을 빠져나갈 준비가 돼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후 몇 개월간 폼페이오 장관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가수 엘튼 존의 '로켓맨' CD를 전하는 데 큰 관심을 기울였다고 비판했다. CD가 전달되지 않은 사실은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입으로 확인된 바 있다.


◆시 주석에 재선 지원 요청=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비공식 회담에서 자신의 재선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는 내용도 명시했다. 재선을 위해 중국내 인권문제에도 눈을 감았다고 밝혀 국익보다는 사익에 치중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런 요구를 노골적으로 언급했다고 소개했다. 시 주석이 이 자리에서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우선순위에 놓고 협상을 하자는 데 동의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300년간 가장 위대한 중국 지도자!"라고 말한 데 이어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라고 연이어 고마움을 표했다고 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승부처가 될 농업 지역(farm states)에서 유권자 표심을 얻기 위해 중국에 미국산 농산물을 더 많이 살 것을 요청했다는 의미여서 미 정가에서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볼턴 전 보좌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12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G20 정상회에서도 중국에 농산물 구매 확대만을 요구했다고 부연했다. 만약 그렇게 합의됐다면 미국의 모든 (대중) 관세는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와 관련해 "백악관 재임 시절 트럼프의 중요 결정 가운데 재선을 위한 계산에서 나오지 않은 게 하나라도 있는지 찾는 데 애를 먹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외에 다른 관심이 전혀 없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이런 사례들을 바탕으로 "민주당 탄핵 옹호론자들이 우크라이나 문제에만 집착하지 않고 시간을 들여 트럼프 외교정책 전반에 걸쳐 그의 행동을 더욱 체계적으로 조사했다면 탄핵 결과는 달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 주석의 재선 지원을 바라던 트럼프 대통령은 곳곳에서 중국에 대한 공세를 주저하거나 오히려 관여하지 않으려 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해 6월 중국 톈안먼 사건 30주년 추모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차원의 성명 발표를 거부하면서 "그건 15년 전의 일"이라는 부정확한 표현과 함께 "누가 그일을 상관하느냐. 난 협상을 하려고 한다. 다른 건 원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는 게 볼턴 전 보좌관의 증언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와 ZTE에 대한 제재에 대해서도 같은 면모를 보였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 등이 강력한 제재를 요구하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이를 시 주석과 대화를 하기 위한 기회로 포착했다는 것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내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눈을 감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6월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신장지구내 무슬림 강제수용소 건립에 대한 해명에 나서자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소 건립을 용인하겠다고 밝혔다는 사실도 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위구르 인권법에 서명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아니었다면 사실상 묵살됐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폭스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어느 대통령보다 중국에 강경한 대통령이라고 강조하며 볼턴이 기밀을 누설해해 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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